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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타임머신 기소’?…닷새 뒤 ‘한자 구명조끼’가 서훈 혐의 근거

등록 2022-12-14 07:00수정 2022-12-14 18:03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감사원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중간감사 내용 중 단연 화제가 된 것은 ‘한자가 적인 구명조끼’였다. 이는 ‘자진 월북’ 판단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유력한 근거로 제시됐다. 검찰이 ‘2020년 9월22~23일’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며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구속 기소하면서, 닷새 뒤인 ‘9월28일’에야 등장하는 한자 구명조끼까지 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가져다 썼다. ‘타임머신 기소’라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은 서 전 실장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며 해앙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가 ‘한문이 기재된 구명조끼’를 입었다는 내용을 주요하게 언급했다. 자진 월북이었다면 배에 있던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어야 하는데, ‘한문 구명조끼’는 이씨가 타고 있던 무궁화 10호에는 없었고, 국내에서도 판매되지 않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서 전 실장 등이 자진 월북 판단을 할 때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서 전 실장 쪽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실종 상황에 대한 단편적 첩보를 종합하던 당시에는 구명조끼 착용 여부는 물론, 한문 구명조끼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것이다. 검찰 구속영장에도 2020년 9월28일 작성된 해양경찰청 수사팀 문건에서 처음으로 ‘한문 구명조끼’가 언급된 사실을 전하고 있다. 결국 피살 사실을 은폐하고 월북으로 꾸몄다는 9월22~23일 당시에는 서 전 실장 등이 알 수 없는 내용을 근거로 서 전 실장 혐의를 구성한 셈이다.

그 밖에도 검찰은 배에 벗어둔 슬리퍼에서 이씨가 아닌 다른 사람의 디엔에이(DNA)가 발견된 점 등을 들어 ‘슬리퍼를 가지런히 벗어두고 실족했을리 없다’고 본 당시 정부 발표가 잘못됐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디엔에이 검사 역시 검찰 추가 수사에서 실시된 것이다. 한참 뒤에 확인한 정보로 이전에 내려진 판단에 어떤 의도가 있었다며 죄를 묻는 셈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모순된 법리 구성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13일 “정보를 나중에 알게 됐다는데 ‘왜 미리 몰랐냐’고 형사적으로 따지기는 어렵다. 설령 서 전 실장 등이 ‘한문 구명조끼’ 정보를 알고 있었다고 해도 ‘월북 몰이’를 했어야 법률 위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13일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노 전 실장이 앞서 구속 기소된 서 전 실장과 함께 자료 삭제 등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14일에는 서 전 실장 등의 지시로 국정원 첩보를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불러 조사한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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