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학 더불어민주당 남구지역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대장동 일당의 정관계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50억 클럽' 관련해 처음 나온 법원의 판결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김만배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수십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무죄를 선고받아서다. 11일 울산 법원 사거리에는 ‘곽상도 의원 아들 50억 무죄 < 버스기사 800원 유죄’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법원판결에 반박한 손종학 더불어민주당 남구지역위원장은 자비를 들어 제작한 현수막 15개를 울산 법원사거리를 비롯한 동네 곳곳에 걸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만인이 평등한 법을 가지고 장난치냐”며 “법은 우리를 버렸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이 언급한 ‘버스기사 800원 유죄’ 사건은 버스비 800원을 횡령했단 이유로 해고당한 버스기사가 법원에 가서도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은 이야기다. 17년간 버스기사로 일한 ㄱ씨는 2010년 버스요금 잔돈 400원을 두 차례 챙겨 8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당시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횡령금액이 소액인 점 등을 들어 부당해고로 판정한 상태였다.
오석준(61·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은 2011년 12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 재판장 재직 시절, 800원을 횡령한 버스기사를 해임한 고속버스 회사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오 대법관은 “노사합의서에 ‘운전원의 수입금 착복은 금액을 불문하고 해임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봤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8일 곽 전 의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에 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아들의 성과급 중 일부라도 곽 전 의원에게 지급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곽 전 의원이 직접 받은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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