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군이 유엔기념공원에 보낸 감사 인사. 유엔기념공원 제공
"감사합니다. 당신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에 사는 9살 소년이 유엔기념공원 등 국내 여러 기관에 "튀르키예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메시지를 전해 감동을 주고 있다.
17일 재한유엔기념공원에 따르면 최근 공원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에 튀르키예에 사는 후세인 군의 편지가 도착했다.
튀르키예어를 온라인 번역기를 이용해 영어와 한글로 번역해 문장은 다소 서툴렀지만, 내용은 큰 울림을 준다.
자신을 터키 데니즐리에 사는 9살이라고 소개한 후세인 군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터키 지진 이후에 여러분들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다"며 "당신은 많은 생명을 구했고 우리를 도왔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고맙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는 자라서 좋은 사람이 될 거고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메시지에는 우리나라 긴급구호대 활동 사진과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명민호 일러스트레이터의 한국과 터키의 연대를 담은 그림이 함께 담겨 있었다.
6·25 당시 한국인 소녀에게 수통을 건네는 튀르키예 군인의 모습과 지진으로 피해를 본 튀르키예 소녀가 한국 긴급구호대가 건네는 물을 마시는 모습이 같은 구도로 그려진 이 그림은 17일 현재 '좋아요' 37만7천개, 댓글 1만3천개가 달릴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튀르키예 현지인들에게도 감사 댓글이 꾸준하게 달리고 있다.
후세인 군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을 좋아해 한글을 공부하는 아빠의 도움을 받아 한국을 비롯해 우리를 도와준 여러 국가 사람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며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73년 전 터키가 한국을 도왔듯이 이번에 한국의 특수구조대가 터키를 도왔는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지진 후 76개국에서 수색구조대를 파견했고 많은 분이 기부도 해주셨는데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계속해서 고마움을 표시할 것이며 선함은 전 세계에 퍼진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유엔기념공원 측은 후세인 군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내 "튀르키예는 평화와 자유를 위협받고 있던 대한민국을 도와준 22개 나라 중 하나였고 그때부터 두 나라는 오랫동안 우정(형제애)을 유지해왔다"며 "후세인 군이 상냥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건 강한 사람을 자랄 거라 믿는다"고 전했다.
튀르키예는 한국전쟁 당시 2만1천212명을 파견했다. 1천5명이 전사했으며 465명의 유해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