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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수사 앞두고 남욱은 왜 ‘8억 김용 전달’ 메모를 지시했나

등록 2023-03-30 17:38수정 2023-03-31 02:47

이재명 측근 김용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
검찰-남욱 측근 “미국서 ‘내 목숨줄’ 작성 지시”
김용 쪽 “돈 건넨 날짜 특정 못해…신뢰 떨어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연합뉴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연합뉴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다. 그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2021년 6월28일~7월11일·본경선 2021년 9월4일~10월10일) 전후인 2021년 4월에서 8월 사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로부터 4차례에 걸쳐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게 기소 내용이다. 검찰은 이 돈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으로 보고 있으며, 김 전 부원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

30일 김 전 부원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는 ‘자금 조성자’ 남욱 변호사의 지시로 현금을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에게 전달한 남 변호사 측근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남욱→정민용→유동규’를 거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돈이 전달됐다고 주장한다.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남욱씨의 측근 이아무개씨가 정민용(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씨에게 수억원을 전달하고 사후적으로 메모를 남긴 이유에 대해 증언했다. 남씨의 지시로 이씨가 현금을 조성해 정씨에게 전달했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거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8억4700만원이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는 30일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을 열고 ‘천화동인 4호’ 이사인 이씨의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씨가 작성한 ‘Lee list(Golf)’(리 리스트 골프) 메모지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4/25 1’ ‘5/31 5’ ‘6 1’ ‘8/2 1430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는데, ‘4월25일 1억원’ ‘5월31일 5억원’ ‘6월 1억원’ ‘8월2일 1억4300만원’을 뜻하며, 이는 정치자금 전달 시기와 액수라고 추정한다. 2022년 10월 검찰에 제출된 이 메모지는 김 전 부원장의 혐의에 대한 주요 물증으로 꼽혔다.

이씨는 메모를 작성한 경위에 대해 “남욱이 미국에 출국해 있던 2021년 9월 전화해 (지난) 4~8월 정민용에게 돈을 전달한 날짜와 금액, 자금 조성원에 대해 메모를 해놓으라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남욱이 ‘내 목숨줄’이라며 작성을 지시한 것이냐”라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현금으로 8억원 넘는 돈이 건너갔고, 그게 위험한 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또 “누가 봐도 현금 내역처럼 보이지 않게, 제가 이씨여서 리 리스트(Lee list)라고 했고, 넷이서 골프를 친 것처럼 보이게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민용에게 전달한 금액 합계는 8억4700만원이 맞나”라고 물었고, 이씨는 “맞다”고 답했다. 다만 메모지 기록에 대해서는 “날짜는 틀릴 수 있다”고 했다. 이씨는 제일 처음 1억원을 전달할 때 대해서는 “매달 말일쯤에 (정민용이 돈을) 요청해 무작정 ‘4월25일’이라고 기재했다”고 했다. 또 “특이하게 기억나는 것은 (골판지) 박스에 1억원이 정확하게 들어가서 정민용이 신기하다고 했다”라고 회상했다.

김 전 부원장 쪽 변호인는 이씨가 정씨에게 돈을 건넨 날짜가 특정되지 않았는데도 메모지에는 특정일의 날짜 혹은 ‘6월’이라는 광범위한 날짜가 기재돼 있고, 공소사실과 일부 액수가 맞지 않는 점을 들어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씨는 “날짜까지는 기억 못 한다고 남욱에게 말했다. 최대한 적어보라고 해서 그 언저리의 날짜로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부원장도 직접 신문에 나서 “(메모지 상의 특정 월일로 기재된 날짜가) 월별로 구분한 것이라고 하면 신뢰가 떨어지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인 것 같다. 종합해서 신빙성을 판단하겠다”며 제지하고는 이씨와 정씨의 통화 내용을 묻거나 기재된 액수를 비교하며 꼼꼼하게 당시 상황을 되짚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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