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 씨가 8일 오후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검찰의 영장 청구를 한차례 기각했다. 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의혹의 핵심인사인 한국수자원공사 전 상임감사위원 강래구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지난달 21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지 17일 만이다.
8일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정당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부장판사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밝혔다. 강씨는 2021년 3월~5월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송영길 당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총 9400만원을 살포할 것을 지시·권유하고, 이 가운데 8천만원을 사업가 등으로부터 직접 조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강씨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돈봉투 의혹’ 수사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 차례 구속영장 기각 뒤 검찰은 강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보강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후 검찰은 지난 4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며 “(강씨와) 공범 사이에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를 확인했다”며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돈봉투를 조성하게 된 경위와 송영길 당시 후보가 이런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강씨로부터 돈봉투를 받아 민주당 의원 등에게 전달했다고 의심받는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두 의원의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강씨를 처음 불러 조사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강씨가 직접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거나 증거인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강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한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이날 오후 1시3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강씨는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에 대한 입장’ ‘검찰이 강씨의 증거 인멸 정황을 포착했다는 데 대한 입장’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판사님께 성실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고 답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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