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박희영 용산구청장 보석 석방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박 구청장이 구속된 지 5개월여만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배성중)는 7일 박 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형사소송법 59조를 들어 박 구청장과 최 전 과장이 증거인멸이나 도망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보석 조건으로 서약서 제출, 주거지 제한, 보증금 납입을 제시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조건 이행 여부가 확인되면 이들이 수감된 서울남부구치소로 석방 지휘서를 보낼 예정이다.

앞서 박 구청장과 최 전 과장은 지난해 12월26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소홀히 하고, 참사 당일에도 부실 대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20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 2일 진행된 보석심문 기일에서 자신들에게 적용된 혐의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며,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석 청구 인용을 요구했다. 특히 박 구청장 쪽은 고령(62)이고, 참사 이후 충격과 스트레스로 불면과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지난 5일 성명서를 내 “박 구청장 등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심신상의 이유를 들며 법원에 보석 청구까지 했다. 이들이 석방될 경우 대외적으로 이들에게 죄가 없다는 인상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보석 청구 기각을 촉구한 바 있다.

김가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