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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6·10 항쟁 기념식 끝내 불참한 윤 정부…“이해 안 되는 옹졸”

등록 2023-06-10 12:01수정 2023-06-12 11:45

야 “6·10 항쟁과 민주주의 대한 천박한 인식 드러나”
1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민주항쟁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선 스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대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민주항쟁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선 스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대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987년 6월 군부독재에 항거한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결국 정부가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정부 인사의 기념식 불참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제36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개최했다. 명동대성당은 1987년 6월10일부터 5일간 군부독재 타도와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농성투쟁이 벌어졌던 곳이다.

이 행사는 2007년 6·10 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행안부 주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려왔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 처음으로 행안부가 불참하면서 사상 초유의 ‘주최자 없는’ 국가기념일 행사가 열린 것이다. 이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인사들 외에 별도 기념사는 없었다. 애초에는 한창섭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참석해 기념사를 할 예정이었다. 지난해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했다.

행안부가 불참한 것은 산하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후원한 진보단체 행사에 ‘윤석열 정권 퇴진’ 구호가 걸렸다는 이유였다. 지난 8일 '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위원회'는 오는 10일 서울시청 주변에서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한다는 지면광고를 냈는데 광고에는 정권 퇴진 문구가 포함됐다.

이에 행안부는 “정부에 대한 공격을 후원한 상황이 됐다”며 기념식 전날인 지난 9일 갑작스럽게 불참 통보를 했다. 행안부는 동시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대한 특별감사도 예고했다. 다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쪽은 애초 해당 단체에 후원을 심사할 당시에는 ‘정권 퇴진’ 등의 문구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집권 여당도 이번 기념식에 불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배진교 원내대표는 참석했다.

정부 불참에 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념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현장을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이 보이콧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6·10 항쟁이 없었다면 윤석열 대통령도 또 오늘의 정권도 없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정부의 옹졸함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한민수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주관하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정부 비판 행사를 후원했었단 이유로 정부가 기념식에 불참하고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윤석열 정부의 6·10 민주항쟁과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수준이 얼마나 천박한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거듭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최근에는 6·10 민주항쟁의 뜻을 이어받는 단체가 정작 그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정치적 공격을 일삼는 시민단체에 후원하는 일도 발생했다”며 “36년 전 오늘의 함성과 열망을 기억하며,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재단 실천재단 명예이사장 및 김동현·박종만(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성한표·신홍범(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출신 언론인 원로들은 이날 리영희·송건호·안종필·정태기 등 언론민주화운동을 위해 투쟁했던 이들의 영정을 들고 6·10 항쟁에 맞춰 열린 제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국민추모제에 참석해 조선일보·동아일보 사옥이 있는 광화문 일대를 행진하기도 했다. 동아·조선투위는 그동안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추모연대)에 등록되지 않았던 탓에 언론민주화운동 단체로서는 올해 처음으로 추모제에 참여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광야에서>를 함께 부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광야에서>를 함께 부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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