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부부인 김규진(오른쪽), 김세연씨가 1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결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결혼식을 명동성당에서 하려고 했으나 못 했던 장소여서 명동성당을 배경으로 늦은 기념사진을 찍게 되었다. 부부는 이날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인 김규진, 김세연 부부는 1일 오후 ‘제24회 퀴어퍼레이드’에서 임신을 공개했다.
이 부부는 결혼식 복장을 하고 10년 차 게이 커플 유튜브 채널 망원댁tv의 킴, 백팩 커플과 함께 명동성당에서 결혼 기념사진을 찍었다. 명동성당은 세연씨가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던 장소다.
동성부부인 김규진(왼쪽 둘째, 김세연(맨 왼쪽)씨와 10년 차 게이커플 유튜브 채널 망원댁tv의 킴(오른쪽 둘째), 백팩 커플이 1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동성부부인 김규진(오른쪽), 김세연씨가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결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서울시가 서울광장 사용 불허로 장소를 옮겨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일대에서 열렸다. 폭염과 혐오, 배제 등 어떤 난관도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지방정부까지 가세한 성소수자 혐오에도 규진씨는 “그래도 퀴어퍼레이드가 중단되지 않고 이어진다는 점에서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임신한 김규진씨와 배우자 김세연씨는 2019년 5월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같은 해 11월 한국에서도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 부부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수정을 했다. 김규진씨는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정자 기증자를 찾기도 힘들 뿐더러 법적 부부나 사실혼 이성애 부부에게만 정자를 제공해 포기했다.
동성부부인 김규진, 김세연 부부가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결혼 기념사진을 찍은 뒤 부케를 던지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10년 차 게이커플 유튜브 채널 망원댁tv의 킴(왼쪽), 백팩 커플이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김규진씨가 임신부 표식을 달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을지로2가 일대에서 부스 행사를 열었다. 시민사회단체와 각국 대사관, 기업 등의 부스들이 운영되며 공연과 연대발언이 이어졌다. 오후 2시에는 대회 참가자들을 환영하는 무대가 열렸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성소수자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을지로에서 삼일대로, 퇴계로, 명동역, 종로, 종각역 등을 지나며 도심 행진을 했다. 성소수자는 어디에도 있고 평등한 존재인 걸 알리는 행사다. 다양한 복장을 착용한 참가자들은 이날 하루만큼은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자유를 맘껏 즐겼다. 서울 도심 을지로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비롯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어울리는 장이 됐다.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성소수자부모모임 회원들이 참가자들을 안아주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한 참가자 팔에 ‘빙하가 아니라 혐오를 녹이자’란 글귀를 씌여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이스라엘(왼쪽)과 네덜란드에서 여행온 관광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퀴어문화축제는 온라인 행사를 한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2015년부터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올해는 서울시의 불허 결정으로 다른 장소에서 개최하게 됐다. 이날 서울광장에서는 기독교단체인 CTS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가 열렸다. 인근 세종대로에서는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종교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두 단체간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 주제는 ‘피어나라 퀴어나라’다. 성소수자의 평등한 권리와 인권에 대한 염원과 의지를 표현했다. 서울퀴어퍼레이드를 포함한 서울퀴어문화축제는 6월 22일부터 7월 9일까지 총 18일 동안 진행되고 영화제, 온라인 행사 등이 열린다.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김봉규 선임기자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