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티브이(TV)’에 올라온 ‘[전지적 할부지 시점] “아이바오… 아빠가 같이 있을게” 쌍둥이 아기 판다의 탄생, 그 뒷이야기’ 영상. 유튜브 갈무리
“아이바오 많이 힘들어? 아이바오 잘할 거야. 힘내요 걱정하지 마 밤새워 지켜줄 테니까.” (강철원 사육사)
지난 7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로 자이언트 판다 쌍둥이가 태어났다. ‘아이바오 아빠’, ‘푸바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는 아이바오가 진통을 겪는 내내 곁을 지키며 출산을 도왔다.
지난 11일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티브이(TV)’에 ‘[전지적 할부지 시점] “아이바오… 아빠가 같이 있을게” 쌍둥이 아기 판다의 탄생, 그 뒷이야기’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아이바오의 출산 전후 과정과 이를 함께한 강 사육사의 모습이 담겼다.
지난 11일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티브이(TV)’에 올라온 ‘[전지적 할부지 시점] “아이바오… 아빠가 같이 있을게” 쌍둥이 아기 판다의 탄생, 그 뒷이야기’ 영상. 유튜브 갈무리
출산 전날, 강 사육사도 잔뜩 긴장
영상은 햇빛이 잘 드는 곳에 하얀 천들이 널려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 ‘동바오’ ‘생바오’가(현재 부르는 애칭) 태어나면 사용할 베개를 만들기 위해서다.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기 전날인 6일 강철원 사육사는 “아이바오랑 밤을 새우는 날인데, 나가기 전에 아기가 태어났을 때 쓸 수 있는 베개를 만들겠다”며 오후 2시께부터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면 인큐베이터에서 쓸 베개를 만들었다. 베개 안에는 찬 성분이 있고 변질이 안 되는 특성이 있는 메밀 씨앗을 넣었다. 강 사육사는 “가공된 메밀이 아니라 생메밀을 사용해 메밀 피를 까고 알맹이를 사용했다”며 조심스레 천을 채웠다.
강 사육사는 이날 저녁 8시 출근이지만 아이바오가 걱정돼 오후 4시께부터 출근했다. 강 사육사는 아이바오의 상황을 모니터할 수 있는 시시티브이(CCTV)가 있는 준비실에서 출산 상황에 대비했다. 메밀 베개가 담긴 인큐베이터 등 아기 판다들이 탄생했을 때를 대비한 물품들이 갖춰져 있는 곳이다. 강 사육사는 시간대별로 아이바오의 상태를 기록하며 아이바오 대신 출산 일기를 썼다.
아이바오는 출산이 다가올수록 불규칙한 통증으로 몸을 반으로 접은 채 괴로워했다. 강 사육사는 아이바오를 응원하며 초조하게 지켜봤다. “아이바오, 잘하고 있어. 힘들면 바로 도와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 아이바오는 출산 이틀 전(5일)까지는 자면서 쉬는 시간이 많았는데, 출산 전날(6일)부터는 앉아서 몸을 핥는 행동을 했다고 한다. “아이바오의 어제와 오늘 행동이 많이 다르다”며 분만 2~3일 전부터 이런 행동들이 나온다고 강 사육사는 설명했다.
지난 11일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티브이(TV)’에 올라온 ‘[전지적 할부지 시점] “아이바오… 아빠가 같이 있을게” 쌍둥이 아기 판다의 탄생, 그 뒷이야기’ 영상. 유튜브 갈무리
강 사육사는 아이바오를 위해 시원한 물을 갖다 줬다. 아이바오는 강 사육사의 마음을 안 것처럼 물을 들이켰다. 기운이 난 듯 장난을 치기도 했다. 기운을 차린 아이바오는 조심스럽게 강 사육사가 준비한 죽순을 먹었다. 강 사육사는 몸이 불편해서 입맛이 없는 상황에서도 죽순을 잘 먹어준 아이바오를 기특하게 바라봤다. 강 사육사는 아이바오의 얼굴을 살살 만지고 어깨를 주물렀다.
7일 출산 임박…“조금만 더 힘내자”
7일 새벽, 아이바오는 숨이 가쁜 듯 어깨를 들썩이며 거친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강 사육사도 덩달아 초조해졌다. 강 사육사는 아이바오에게 “조금만 더 힘내자. 거의 다 왔다”며 힘을 보탰다. 이내 새끼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이바오는 첫 양수가 터지고 두 시간 반 만에 쌍둥이 판다를 낳으며 출산을 마쳤다. 아이바오는 쌍둥이 판다를 품에 안으며 따뜻한 온기를 전했다. 강 사육사는 조심스레 아이바오 곁을 치우며 출산의 기쁨을 함께했다.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는 순간, 강 사육사는 철야 근무의 피곤함도 잊었다. “아이바오가 딱 아기 낳는 순간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진통하는 과정, 양수가 터지고 분만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너무 감격스러웠다.” 강 사육사는 두 주먹을 들며 웃어 보였다.
지난 11일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티브이(TV)’에 올라온 ‘[전지적 할부지 시점] “아이바오… 아빠가 같이 있을게” 쌍둥이 아기 판다의 탄생, 그 뒷이야기’ 영상. 유튜브 갈무리
에버랜드는 아이바오는 지난 7일 진통을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인 새벽 4시52분에 첫째를, 새벽 6시39분에 둘째를 출산했다고 11일 밝혔다. 아기 판다 쌍둥이의 몸무게는 각각 180g, 140g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한다. 2016년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한국으로 온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2020년 국내 최초로 판다 푸바오를 낳았다. 푸바오는 쌍둥이 동생들의 맏언니가 됐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12일 <한겨레>에 “현재 강 사육사는 쌍둥이를 돌보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티브이(TV)’에 올라온 ‘[전지적 할부지 시점] “아이바오… 아빠가 같이 있을게” 쌍둥이 아기 판다의 탄생, 그 뒷이야기’ 영상. 유튜브 갈무리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