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 투기·소음 공해·스태프 ‘막말’…. 잇따르는 드라마·예능 ‘촬영 민폐’ 논란에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에 정점을 찍은 넷플릭스(OTT)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도 예외는 아니었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제(10일) 낮에 인천공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오징어 게임> 시즌2) 덩치 큰 스태프가 공항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막으며 너무나 당당하고 기분 나쁜 명령조로 다른 데로 돌아가라고 말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 스태프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갑자기 ‘길막’(길을 막는 행위)에, (사람들에게) 돌아가라고,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서 가라며 짜증스러운 명령조로 말했다”며 “(촬영팀이) 인천공항을 전세 낸 것도 아니고, 촬영이 벼슬인가 너무 어이없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사는 같은 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촬영 중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을 접했다”며 “촬영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현장 상황에 대한 안내를 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제작사는 “촬영을 양해해 주신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촬영 과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도 했다.
올해 드라마·예능 ‘촬영 민폐’ 논란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스크걸> 촬영팀이 자정이 가까운 시각 주택가에서 고성으로 주민들을 괴롭게 하고 촬영이 끝난 뒤에는 쓰레기를 버리고 가
논란이 된 바 있다. 3월 중순부터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2층 단독주택 건물에서 촬영을 한 <채널에이(A)>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4> 역시 새벽 소음, 드론 촬영으로 인한 주민 사생활 노출 문제, 촬영 차량 불법 주차 등으로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4월에는 <티브이엔>(tvN) 새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새벽녘 촬영 현장에 벽돌을 던진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는데 해당 남성은 “빛과 소음 때문에 짜증이 나서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에도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스태프가 촬영장소 인근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있던 행인에게 ‘(사진을) 찍지마세요’라고 제지하며 ‘막말’을 해 제작사가 사과해야 했다.
한편, 시즌1에 이어 황동혁 감독이 연출하는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최근 촬영을 시작했다. 456억원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도전하는 사람들 이야기다. 술래잡기, 구슬치기 등 우리 놀이를 접목한 신선함에, 그 과정에서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는 보편성도 갖췄다. 시즌2에는 이정재, 이병헌, 공유, 위하준 등 기존 출연자에 임시완과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이진욱, 이다윗, 최승현, 박규영, 조유리, 노재원, 원지안, 강애심이 합류했다. 최승현은 빅뱅 멤버였던 탑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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