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잼버리 대원들이 9일 오전 서울에서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과 부실 운영 등의 이유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가장 먼저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이제 “안전한 상황”이며 한국인들이 큰 친절을 베풀고 있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8일(현지시각) 비비시(BBC)는 이번 잼버리에 15살 딸을 보냈다는 섀넌 스와퍼가 딸이 서울로 이동해 “매우 안전한” 호텔에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호텔의 여건은 음식의 질과 위생이 열악했던 야영장과는 매우 다르다고 비비시는 덧붙였다.
스와퍼는 “딸이 말하기를, 한국인들은 믿을 수 없도록 친절하며 모르는 사람들이 다가와서 (잼버리 파행에 대해) 사과하고, 한국에 와줘서 고맙다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대원들에게 할인을 해주는 가게도 있고, 호텔에 도착했을 땐 케이크 등을 기부한 빵집도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158개 참가국 가운데 가장 많은 4500여명의 대원을 파견했으며, 잼버리에 참가하기 위해 대원 한 명당 3500파운드(약 58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살 딸이 자원봉사자로 이번 잼버리에 참가하고 있다는 폴 포드 역시 딸이 인천의 한 호텔로 이동했고 “시설이 훌륭하다”고 비비시에 전했다. 그는 “대원들은 재난이 닥친 공간(야영장)에서 벗어날 수 있어 기뻐한다”면서도 “다만, 새 친구들을 사귈 기회를 놓쳐 슬퍼한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스카우트 조직은) 면밀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살 아들이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고 있다는 에이미 홉슨 역시 “차질이 있긴 했지만 모든 대원이 긍정적인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잼버리 대원들이 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청남대를 방문한 가운데 한 대원이 대통령기록관에 전시된 연설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연히 영국 대원들을 만나 아이스크림을 사줬다는 경험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8일 ‘보배드림’에는 경기 일산시의 한 고깃집에서 일하는 20대 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가 폭염 속에 야외에서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있던 40명의 대원들과 (인솔) 선생님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눠줬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는 “아이들이 짧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것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며 대원들에게 선물로 받은 잼버리 배지를 첨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한 분 한 분이 홍보대사라는 마음으로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을 대해줄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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