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부인이 2010년 인사청탁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청탁 당사자가 ‘돈은 돌려받았지만, 바로 다음 날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동관 후보자는 “청탁으로 받은 돈은 그날 즉시 돌려줬다”고 거듭 주장했다.
18일 와이티엔(YTN)은 지난 2010년 이 후보자 부인에게 인사 청탁차 돈을 건넸던 ㄱ씨가 이런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와이티엔은 “ㄱ씨가 ‘이 후보자의 부인이 2010년 1월 중순, 2천만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뒤 되돌려준 것은 맞지만 바로 돌려준 게 아니라 한참 뒤에 돌려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자신이 돈을 담아 전달한 쇼핑백이 그대로 돌아왔는지’에 대해선 “ㄱ씨가 ‘줄 때는 큰 쇼핑백에 담아서 줬지만 돌려받을 때는 작은 쇼핑백에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ㄱ씨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와이티엔 보도내용을) 맞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짧게 답했다.
2011년 사기 등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ㄱ씨 판결문을 보면, ㄱ씨는 지인으로부터 대통령 직속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홍보기획단장 자리를 부탁받자 이 후보자 배우자에게 수건과 현금 2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 이 후보 배우자는 현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ㄱ씨에게 쇼핑백을 돌려줬다. 판결문에는 이 후보자 쪽이 이튿날 ‘현금이 들어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는 점이 적시되어 있다. 하지만 언제 ㄱ씨에게 돈을 돌려줬는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방통위 입장자료를 통해 “인사청탁 차원의 금품 수수나 편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 현금을 기념품으로 위장해 담아온 것이다. 확인한 즉시 돌려주고 민정수석실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관련 질의가 나왔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두 달 뒤에 돌려줬다는 보도가 있었다’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그날 저녁에 얘기를 듣고 돌려주라고 해서 밤에 바로 돌려줬다”며 ‘돈을 돌려받은 이가 자리를 부탁한 이에게 뒤늦게 돌려줬다는 내용 아니냐’고 되물었다.
정 의원이 대통령기록실 자료에 이 후보자의 신고 기록이 없다고 묻자, 이 후보자는 “구두로 했다”며 “명색이 홍보수석인데 이런 일이 있다고 하는 게 신고지, 고발장을 써야 하냐”고 답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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