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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퇴직금 기부’ 뒤늦게 알고…“청소노동자 우리 아부지 리스펙”

등록 2023-08-28 14:42수정 2023-12-08 16:18

가족들 몰래 기부…언론 보도 뒤에야 알게 돼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숙명여대 청소노동자 임아무개씨 자녀가 올린 가족 단체대화방 갈무리 사진.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숙명여대 청소노동자 임아무개씨 자녀가 올린 가족 단체대화방 갈무리 사진.

“안팎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오신 아버지, 존경합니다.”

최근 숙명여대에서 6년간 일한 청소노동자가 퇴직금 절반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한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사실을 언론 보도 뒤에야 알게 된 자녀가 아버지의 선행에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글을 올렸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숙대 청소노동자 임아무개(67)씨의 자녀라고 밝힌 글쓴이가 자신의 휴대전화 가족 단체대화방을 갈무리한 사진을 올렸다. 대화방을 보면, 이날 오전 글쓴이의 동생이 임씨의 기부 내용이 실린 기사를 공유하면서 “혹시 이거 아부지(아버지)?”라고 물었다.

이에 깜짝 놀란 아버지 임씨가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글쓴이의 동생은 “몰랐는데 회사 동기가 ‘혹시 너희 아버님 아니냐’고 물었다”고 답했다. 임씨는 “학교에서 홍보에 도움된다며 언론 인터뷰를 주선해 일이 커져버렸다”며 “식구들은 모두 가능한 다른 데 소문 안 나게 하라. 어제 오후부터 (기부 사실이 알려져서) 내가 불편하다”고 당부했다.

글쓴이의 동생은 “알겠다”면서도 “동기들도 다들 너무 멋있다고 (한다). 아버지 대단하다”고 답했다. 글쓴이는 이 대화방 사진을 올리며 “몰래 (기부) 하시다가 기사 나고 바로 다음날 (가족들한테) 걸리신 게 너무 웃겨서 (글을 올린다)”며 “기사 읽은 (아버지의) 친구분들이 ‘야 너지? 너 맞지?’하면서 연락 온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으로 밖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오신 우리 아버지, 리스펙입니다(존경합니다)”라고 쓰며 글을 마무리했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숙명여대 청소노동자 임아무개씨 자녀가 올린 가족 단체대화방 갈무리 사진.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숙명여대 청소노동자 임아무개씨 자녀가 올린 가족 단체대화방 갈무리 사진.

숙명여대는 임씨가 지난 2일 퇴직금 약 1000만원의 절반인 500만원을 학교 발전협력팀에 장학금 명목으로 기부했다고 최근 밝혔다. 임씨는 학교에 “숙대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자녀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 2명에게 250만원씩 장학금으로 사용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1980년부터 34년간 교도관으로 일한 임씨는 2016년부터 숙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다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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