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투기 의혹’ 이균용 “행복한 결혼 생활하라고 장인이 구입”

1988년 가족 지분 쪼개 경주 땅 매입
“결혼할 때 들어온 3천만원으로 샀다” 보도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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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수십년 전 구입한 경주 땅 1만1806㎡(3578평)을 둘러싸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자가 ‘부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장인이 구입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앞서 이 후보자는 서울에 살면서 부산의 ‘농지’를 구입해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자 “후보자가 토지 취득을 주도하지 않아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부산에 이어 경주 땅 역시 장인 등 타인이 땅 매매를 주도해 본인은 취득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31일 이 후보자 쪽은 경주 토지 매입 경위에 대해 “1988년 해당 토지를 취득했으나 토지 매입은 장인이 모두 주도하셔서 매입 경위나 과정을 알지 못한다”며 “나중에 장인으로부터 딸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하여 해당 토지를 매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말씀을 들은 기억이 있으나 장인이 돌아가셔서 현재 정확한 확인이 쉽지 않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한겨레는 이 후보자가 1988년 구입한 경북 경주시 내남면 망성리 일대가 △1980년대 후반 부동산 투기 광풍이 불던 시기에 △가족 등이 지분을 쪼개 구입하고 △장기 보유 뒤 특별한 용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토지에서는 지역 주민이 땅 주인이 누군지 모른채 10년째 고추 농사를 짓고 있었다. 이 후보자가 보유한 3500여평의 경주 땅 지목은 ‘유지’로 잘 이용하면 농지법 시행령에 따라 ‘농지’가 될 수 있는 곳이지만, 이 후보자는 경작을 하지도 매매를 하지도 않은 채 35년째 방치 중이다.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팀을 통해 “딸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토지 매입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장인의 뜻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에스비에스(SBS)는 이 후보자 쪽이 “사주에 수(水)가 없는 이 후보자가 (백년)해로하기 위해선 수(水)와 관련된 토지가 있어야 한다는 장인의 조언 때문에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장인이 후보자 부부의 백년해로를 위해 3500평 땅을 구입하라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 해명 이후 이 땅 역시 장인에게 증여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후보자 쪽은 “장인이 후보자 부부의 결혼자금으로 매입을 주도했다”고 해명했기 떄문이다. 후보자는 공식적으로 땅 매입 비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에스비에스는 “결혼할 때 들어온 돈 3천만원으로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사법연수생이 받은 월급(5급 공무원)은 1년차 23만7천원, 2년차 26만2500원인 시절이었다.

이재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