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균용 부인 사들인 부산 맹지 값 ‘지분 쪼개기’ 뒤 20배 넘게 껑충

등록 2023-09-04 05:00수정 2023-09-04 08:51

부인 등 처가 쪽 사들인 일부 땅, 분할 뒤 큰 시세차익
“형제복지원 암매장지” 주장도…“사건 모를 때 산 것”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수십년 전 구입한 부산과 경주 땅을 둘러싸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후보자 배우자가 부산의 임야를 사들인 뒤 ‘지분 쪼개기’로 시세차익을 거둔 정황이 확인됐다. 부랑인 수용시설로 이후 인권유린 등이 문제가 됐던 형제복지원과 인접한 땅으로, 이후 “그 일대는 형제복지원에서 죽어나간 사람들의 암매장지”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의 아내 김아무개씨는 21살이던 1984년 12월 아버지 등 5명과 함께 부산 사상구 주례동 산 19번지 임야 1만6118㎡(4884평)를 구입했다. 이후 2002년 7월 ‘주례동 산 19’는 앞에 ‘산’이 없어진 ‘주례동 221-9번지’로 전환됐고 △221-10번지 △221-11번지로 3등분됐다. 지번 앞에 ‘산’이 없어진다는 건 임야대장에서 토지대장으로 전환된다는 뜻으로, 토지 감정가가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토지 분할 뒤 땅값은 올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분할된 221-10과 221-11번지 땅의 2003년 공시지가는 원래 땅(221-9)의 공시지가(1㎡당 1만1400원)보다 20배 이상 오른 24만7000원~27만6000원에 이르렀다.

2009년 7월 부산시는 부산 사상구 주례동 일대에 민간개발 형식의 아파트 공장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221-10번지의 2011년 개별공시지가는 1㎡당 35만7000원으로 뛰었다. 이후 2011년 김씨 등은 221-10번지를 ㄱ건설사에 5억2000만원에 팔았고, 2014년 아파트가 지어졌다. 이균용 후보자는 2012년 공직자 재산신고 때 배우자가 이 땅을 실거래가 1억8394만원에 팔았다고 등록했다.

분할된 또 다른 땅 221-11번지는 땅 분할 직후인 2003년 부산시 사상구에 도로로 수용됐다. 전문가들은 도로 개설이 주변 아파트 건설의 토대가 됐다고 설명한다. 산지 개발과 관련된 인허가를 대행해주는 산림엔지니어링 전문가 최아무개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씨 등은 1984년) 투자 가치가 전혀 없는 맹지를 샀다. 이후 조금씩 도로가 나기 시작하면서 아파트가 지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보통 행정 쪽에서 토지를 매입 뒤 분할하는 게 수순인데, 개인이 소유한 땅에서 토지 분할이 먼저 이뤄지고 도로 지을 땅으로 부산시가 이를 수용하는 것은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 배우자 등이 매입한 뒤 건설사에 매각해 아파트가 지어진 땅은 형제복지원의 밭으로, 이후 형제복지원에서 숨진 사람들의 주검이 묻힌 곳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온 박민성 복지포럼공감 사무국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피해자들 인터뷰를 보면 형제복지원 좌측의 교회 예배당 위로 주로 주검들이 매장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후보자 아내가 산 땅은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주검이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야 쪼개기 의혹 등과 관련해 이 후보자 쪽은 “40년 전(1984년) 후보자가 결혼하기 전 후보자의 배우자가 처가 가족과 함께 취득한 것으로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기 전”이라며 “당시에는 도로가 건설되거나 개발이 이루어지리라는 점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고, 후보자 가족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특혜를 받은 바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한동훈 ‘도로교통법 위반’ 신고…“불법정차 뒤 국힘 점퍼 입어” 1.

한동훈 ‘도로교통법 위반’ 신고…“불법정차 뒤 국힘 점퍼 입어”

‘TV 수신료 통합징수법’ 국회 소위 통과에…KBS 직능단체 “환영” 2.

‘TV 수신료 통합징수법’ 국회 소위 통과에…KBS 직능단체 “환영”

롯데호텔에서 밤에 페인트칠 하던 노동자 추락 사망 3.

롯데호텔에서 밤에 페인트칠 하던 노동자 추락 사망

음주 측정 거부·이탈 뒤 2주만에 또…만취운전 검사 해임 4.

음주 측정 거부·이탈 뒤 2주만에 또…만취운전 검사 해임

도수치료 본인 부담금 3만→9만5천원…정부안 들여다보니 5.

도수치료 본인 부담금 3만→9만5천원…정부안 들여다보니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