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압수수색이 집행된 14일 오전 서울 퇴계로 뉴스타파 건물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부장 강백신)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뉴스타파 사무실과 서울 마포구 제이티비씨(JTBC)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날 아침 9시께부터 뉴스타파 압수수색을 시도한 검찰은 건물 입구에서 뉴스타파 직원들과 2시간가량 대치한 끝에 사무실 안으로 진입해 뉴스룸이 있는 4층과 5층에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앞서 뉴스타파는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강하게 저항했다. 뉴스타파 직원들은 “언론자유 탄압하는 공안검찰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검찰 진입을 막았다. 이후 오전 10시께 현장에 도착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와 검찰 간 압수수색 범위와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양쪽 협의에 따라 검찰이 뉴스타파 뉴스룸에 진입했다. 뉴스타파 노조 쪽은 “검찰 진입을 허용한 회사 쪽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어 “오늘은 무도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이 아니라 정권을 수호하는 정치검찰이 얼마나 악랄하게 언론을 탄압하는가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역사에 영원히 남을 가장 치욕적인 현장의 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 정권에는 가장 준엄한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오늘은 뉴스타파가 다른 독립언론들과 함께 검찰의 특활비 등 예산 오남용 실태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려고 예정한 날”이라며 “하필 오늘 같은 날을 택해서 검찰이 뉴스타파를 침탈했다. 그 저의를 매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면서, 뉴스룸에서는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그 아래 지하층에서는 검찰 비판 기자회견이 열리는 유례없는 장면이 펼쳐지게 됐다.
제이티비씨도 본사 정문에서 직원들이 검찰 진입을 막고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를 논의 중이다. 제이티비씨 쪽은 “보도국 진입을 하지 않는 전제로 검찰과 압수수색 절차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021년 9월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을 2022년 3월6일 방송한 뉴스타파 방송 보도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시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2월21일 제이티비씨가 보도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사건 보도 경위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7일 검찰은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선거와 명예훼손 사건 수사 전문성을 갖춘 검사 10여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신학림 전 위원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며 이 사건의 수사를 시작한 바 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