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9시께 전장연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 로비에서 농성 중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전장연 제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중증장애인 사업을 폐지한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농성을 시작한 지 1시간30여분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18일 아침 8시30분께 전장연 활동가 등 27명을 공동퇴거불응 혐의로 연행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중랑서와 성북서 등 5곳에 분리 연행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박현 전장연 활동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리만 지켰다는 이유로 연행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전장연은 이날 아침 7시부터 서울 중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고용노동부가 중증장애인 취업 지원 사업인 ‘동료지원가 사업’을 폐지한 것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면회를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전장연은 “고용노동부가 실적 부진을 사업 폐지 첫번째 이유로 들었는데, 2020∼2022년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던 시기”라며 “인건비 직접 지원 예산을 삭감한다는 정부 기조 속에서 불과 20여억원에 불과한 중증장애인 취업 지원 사업을 폐지해 200명에 가까운 중증장애인을 해고했다”라고 밝혔다. 연행되지 않은 전장연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1시 농성한 건물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일자리 지원 사업을 폐지해 장관 면담을 요청하려고 갔는데, 해고된 장애인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대화조차 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경찰서로 연행했다”라며 “하루빨리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데, 모두 연행해가서 막막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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