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 무기징역 확정…공범 징역 30년

부작위에 의한 살인 인정

‘계곡 살인’ 피고인 이은해·조현수씨. 연합뉴스

‘계곡 살인 사건’으로 재판으로 넘겨진 이은해(32)·조현수(31)씨에게 무기징역,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1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의 상고심에서 검찰과 이씨 등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들은 줄곧 살인과 살인 미수 혐의 등을 부인해왔다.

앞서 검찰은 이씨 등이 남편 윤아무개씨의 심리를 지배해 수영하지 못하는데도 그가 계곡에 뛰어들어 사망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1·2심은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에 의한 작위 살인은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씨가 계곡 물에 뛰어들라고 요구한 것을 윤씨가 거부할 수 없는 명령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부작위에 의한 살인’을 인정했다. 이씨 등이 윤씨를 일부러 구조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이 소명됐다고 게 1·2심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해 달라는 검사의 상고 이유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봐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윤씨의 매형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이 파기환송심을 할까 봐 조금 걱정이 됐다”면서도 “이제 남아있는 혼인 무효 소송도 탄력을 받을 것 같다. (피해자에겐) 지금 살아 있진 않지만, 마음 편히 좋은 곳으로 가서 편안하게 있으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남편을 다이빙으로 물에 빠지게 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씨는 내연관계인 조씨와 범행 이후 남편 명의로 가입한 생명보험금 8억원을 청구했으나 보험 사기를 의심한 생명보험사 쪽으로부터 지급을 거절당했다. 생명보험사는 이씨가 나이와 소득보다 보험 납입액이 큰 점, 수익자가 법정상속인이 아닌 점 등을 의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