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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교사에 400만원 갈취한 학부모 직장 ‘농협’ 사과문…항의 빗발

등록 2023-09-24 11:56수정 2023-09-24 22:19

2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한 경기 의정부시 초등학교 교사로부터 자녀 치료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받은 학부모가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한 지역농협이 사과를 표명했다. 해당 지역농협 누리집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한 경기 의정부시 초등학교 교사에게 자녀 치료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받은 학부모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농협이 사과했다. 온라인에 해당 학부모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학부모가 다니는 직장에도 항의가 빗발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농협은 22일 누리집에 사과문을 올리고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본 사항에 대해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고인의 가족, 동료 선생님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학부모는 대기발령 및 직권정지 조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추모객이 남긴 메시지가 꽃과 함께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추모객이 남긴 메시지가 꽃과 함께 붙어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경기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2021년 6월과 12월 고 이영승 교사를 비롯한 교사 2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학교 쪽은 ‘단순 추락사고’라고 보고했지만 교사 유족들은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면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교사 사망 사건에 연루됐다는 한 학부모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이 학부모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농협 누리집에는 누리꾼들의 비판 글들이 쏟아졌고 건물 입구에는 근조화환들까지 놓였다. 지역농협이 이 학부모에 대해 대기발령 및 직권정지 조처를 했음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사과문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진상조사에 착수했던 경기교육청은 21일 이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이 교사의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 학생이 수업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학생 학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보상금 141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 교사가 군 복무 중이던 2019년에도 지속적으로 연락해 추가 치료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사는 8개월 동안 월 50만원씩 모두 400만원을 학부모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교육청은 400만원을 받은 학부모를 비롯,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2021년 3월부터 12월8일 사망 당일까지 394차례에 걸쳐 자녀의 출석 처리를 ‘가정학습, 코로나19 유증상에 의한 등교중지, 질병 조퇴’ 등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교육청은 이 교사가 숨지기 이틀 전부터 자녀와 갈등 관계에 있는 학생의 공개 사과를 바라며 교사에게 생활 지도를 요구한 다른 학부모도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조사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이문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경기교육청에서 진상 조사를 통해 학부모가 치료비를 50만원씩 8회에 걸쳐 받았다는 등 교권침해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 교사가 월급날마다 50만원씩 학부모에게 치료비를 보낸 부분과 관련해) 교사 입장에서 (학부모) 강요 때문에 돈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학부모는 지난 23일 에스비에스(SBS)에 “고인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적 없다.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내놓겠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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