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현대차 새 사옥 로비 의혹 내사”
‘김재록 의혹’ 다른 기업으로 수사확대
‘김재록 의혹’ 다른 기업으로 수사확대
김재록(46·구속)씨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주임검사 최재경)는 28일 현대차그룹의 서울 양재동 본사 쌍둥이 빌딩 신축사업과 관련한 로비 의혹을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양재동에 있는 쌍둥이 사옥 신축사업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하고 있다”며 “현대차 비자금에 대한 수사는 김씨의 로비 의혹의 한 가지이고, 또 그중 하나가 양재동 사옥 관련 의혹”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현대차 양재동 신축 사옥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땅 용도가 변경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애초 유통업무설비만 들어설 수 있는 이곳이 연구센터가 들어설 수 있도록 허가가 나는 과정에 서울시 관계자들이 중요한 구실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현대차에 도시계획시설 변경을 허가해 주고 나서, 1년이 지난 2006년 3월 양재동에 엘지가 연구센터 신축을 신청한 것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했다.
한편, 검찰은 김재록씨 로비와 관련해 현대차 외에 다른 기업들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채 기획관은 “현대차 비자금 수사가 정리되면 김씨와 관련된 다른 기업들도 수사할 계획”이라며 “김씨가 관여한 여러 건의 인수합병이 수사 대상 기업과 관련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씨가 대표로 있었던 인베스투스글로벌과 아더앤더슨에 컨설팅 용역을 의뢰한 기업들이 1차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기업 총수를 목표로 하거나 그룹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협력업체와의 화물운송 거래와 관련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수법으로 69억8천여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로 이주은(61) 글로비스 사장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판사는 “조사가 안 된 관련자들이 있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26일 글로비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현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미국 달러화로 숨겨놓은 비자금 수십억원을 압수했다.
검찰은 현대차의 정아무개 자금 담당 상무 등을 불러 비자금 조성 경위와 사용처 등을 조사했다.
김태규 조혜정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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