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 습격’ 지씨 구속

검·경 통화요금 등 계좌추적
‘만취난동’ 박씨는 영장 기각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승구 서울서부지검장)는 23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힌 혐의(살인미수)로 지아무개(50)씨를 구속했다. 그러나 같은 유세장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선거자유 방해)로 영장이 청구된 박아무개(52)씨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송경근 판사는 이날 지씨에 대해 “직업이 없고 주거가 불확실하며 사회적 유대관계가 거의 없어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범행 내용도 흉기를 사전에 구입하는 등 계획적이어서 중형이 예상되므로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 판사는 박씨에 대해서는 “만취 상태의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등으로 볼 때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앞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지씨가 진술을 거부해 조서 한 장 받지 못하는 등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기 서울서부지검 차장은 “지씨가 이번 사건에 대한 진술을 거부한 채 자신의 억울한 사정만 장황하게 얘기하고 있다”며 “과거 청송감호소 안에서 다른 재소자나 교도관 폭행 사건을 저지르면서도 일관되게 이렇게 주장해온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18만원의 생활보조금을 받을 뿐인 지씨가 신형 디엠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매달 15만~16만원에 이르는 통화요금을 어떻게 부담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씨는 이날 저녁 7시10분께 영장이 발부된 뒤 서부지검을 나서면서 “박 대표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고 “단독범행이었냐”는 물음에는 “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총장까지 속이며 한나라당과 함께 편파수사를 해 아직 조사를 못 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신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