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5시56분께 충남 공주시 교동의 한 정신과의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환자 이모씨 등 5명이 숨지고 김모씨 등 3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병원 입구 벽면에 누군가의 손자국이 남겨져 있다. (공주=연합뉴스)
화재현장서 방화흔적 3-4곳 발견
20일 새벽 충남 공주의 한 정신과의원에서 불이 나 입원해 있던 환자 5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환자와 직원 등 30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는 병원직원의 진술과 화재현장에서 3-4곳의 방화흔적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고의적인 방화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 화재발생 = 20일 오전 5시56분께 충남 공주시 교동 원희정신과의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당직근무 중이던 병원직원 유모(38)씨는 "당직 근무중에 치료실에서 불이 나 자체진화를 하던 중 폐쇄회로(CC)TV를 통해 병원 내 다른 곳에서도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건물 2층에서 PC방을 운영하던 조모(27)씨도 "3층에서 비상벨이 울려 올라가 보니 병원 직원이 `별일 아니다'고 해 다시 내려왔는데 뒤이어 비상벨이 계속 울리면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날 불은 4층짜리 건물의 3층에 자리한 병원 내부의 치료실 등에서 시작됐으며 병원 내부 1천676㎡ 가운데 573㎡를 태운 뒤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4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인명구조 = 소방대는 신고를 접수하자 소방대원 198명과 펌프차 9대, 탱크차 4대, 사다리차 3대 등 장비 32대를 동원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나섰다.
특히 병원이 건물 3층에 위치해 출입구가 적은데다 창문에는 방범용 창살이 부착돼 있어 구조대원들은 창문을 깨고 건물에 진입해 인명을 구조하고, 옥상에 대피한 환자들을 사다리차를 이용해 구출하는 등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당시 병원에는 환자 40명과 직원 2명이 있었으며 이중 10여 명은 계단을 통해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고 남은 인원들은 옥상으로 대피하거나 건물 내에 머무르다 119구급대에 구조됐다. 건물에서 구조된 병원환자 최모(42)씨는 "비상벨이 울려 환자들이 웅성대던 중 직원들이 `불 꺼졌으니 들어가라'고 했다"며 "곧이어 비상벨이 울리면서 불길과 연기가 다시 치솟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앞, 뒤 두군데 출입문 가운데 앞문만 열려있어 탈출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환자들이 방범창을 뜯고 구조를 요청했다"며 "숨진 환자들은 거동이 불편해 움직일 수 없었던 이들"이라고 전했다. ◇ 피해상황 = 이날 화재로 병원 환자 가운데 양모(62)씨 등 남자환자 4명과 여성환자 이모씨 등 모두 5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양씨 등 5명은 유독가스 질식으로 목숨을 잃었고 김모(36)씨 등 환자 8명은 중상을, 10명은 경상을 입었으며 나머지 10여 명도 연기흡입 등 증세를 보여 이들은 인근 3개 병원에 나뉘어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건물 내부도 1/3 가량이 불에 탔다. 소방대는 4층 건물 3층에 자리한 병원 내부 1천676㎡ 가운데 573㎡가 불에 탄 것으로 파악하고 재산 피해액을 추산중이다. ◇ 사고대책 = 사고가 나자 공주시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본격적인 사고수습에 착수했다. 시는 우선 피해규모를 파악하는 한편 부상자진료와 숨진 환자들의 장례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유족보상과 피해복구 문제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화재가 난 병원은 현재 화재보험에 가입한 상태로 확인된 만큼 이번 사고로 인한 보상규모도 함께 파악하는 등 사고수습과 보상대책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부상자들에 대해서는 우선 병원에서 모든 치료를 끝낸 뒤에 오곡동에 있는 국립정신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 경찰수사 = 경찰은 화재현장 감식결과 방화 흔적이 발견된 점과 병원내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는 직원의 진술 등으로 미뤄 고의적인 방화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간략한 화재원인 브리핑을 통해 "화재현장의 출입구와 복도 벽 등 3-4곳에서 방화흔적을 육안으로 발견했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이와 함께 유류의 사용흔적도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분석도 의뢰했다. 특히 병원직원 유씨가 "1차 화재가 발생해 자체적으로 진화했는데 또다시 병원 다른 곳에서 불길이 치솟아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거의 동시에 여러 곳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은 고의적인 방화일 경우 용의자의 모습도 CCTV에 녹화됐을 것으로 보고 CCTV 화면분석에 주력하는 등 방화 용의자를 찾아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윤석이 김병조 기자 kbj@yna.co.kr (공주=연합뉴스)
20일 오전 5시56분께 충남 공주시 교동의 한 정신과의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환자 이모씨 등 5명이 숨지고 김모씨 등 3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경찰과 소방관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공주=연합뉴스)
20일 오전 5시56분께 충남 공주시 교동의 원희정신과의원에서 불이 나 환자 이모씨 등 5명이 숨지고 김모씨 등 3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화재현장에 남겨진 휠체어 위쪽 벽에 누군가의 손자국이 남겨져 있다. (공주=연합뉴스)
화재 당시 병원에는 환자 40명과 직원 2명이 있었으며 이중 10여 명은 계단을 통해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고 남은 인원들은 옥상으로 대피하거나 건물 내에 머무르다 119구급대에 구조됐다. 건물에서 구조된 병원환자 최모(42)씨는 "비상벨이 울려 환자들이 웅성대던 중 직원들이 `불 꺼졌으니 들어가라'고 했다"며 "곧이어 비상벨이 울리면서 불길과 연기가 다시 치솟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앞, 뒤 두군데 출입문 가운데 앞문만 열려있어 탈출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환자들이 방범창을 뜯고 구조를 요청했다"며 "숨진 환자들은 거동이 불편해 움직일 수 없었던 이들"이라고 전했다. ◇ 피해상황 = 이날 화재로 병원 환자 가운데 양모(62)씨 등 남자환자 4명과 여성환자 이모씨 등 모두 5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양씨 등 5명은 유독가스 질식으로 목숨을 잃었고 김모(36)씨 등 환자 8명은 중상을, 10명은 경상을 입었으며 나머지 10여 명도 연기흡입 등 증세를 보여 이들은 인근 3개 병원에 나뉘어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건물 내부도 1/3 가량이 불에 탔다. 소방대는 4층 건물 3층에 자리한 병원 내부 1천676㎡ 가운데 573㎡가 불에 탄 것으로 파악하고 재산 피해액을 추산중이다. ◇ 사고대책 = 사고가 나자 공주시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본격적인 사고수습에 착수했다. 시는 우선 피해규모를 파악하는 한편 부상자진료와 숨진 환자들의 장례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유족보상과 피해복구 문제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화재가 난 병원은 현재 화재보험에 가입한 상태로 확인된 만큼 이번 사고로 인한 보상규모도 함께 파악하는 등 사고수습과 보상대책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부상자들에 대해서는 우선 병원에서 모든 치료를 끝낸 뒤에 오곡동에 있는 국립정신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 경찰수사 = 경찰은 화재현장 감식결과 방화 흔적이 발견된 점과 병원내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는 직원의 진술 등으로 미뤄 고의적인 방화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간략한 화재원인 브리핑을 통해 "화재현장의 출입구와 복도 벽 등 3-4곳에서 방화흔적을 육안으로 발견했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이와 함께 유류의 사용흔적도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분석도 의뢰했다. 특히 병원직원 유씨가 "1차 화재가 발생해 자체적으로 진화했는데 또다시 병원 다른 곳에서 불길이 치솟아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거의 동시에 여러 곳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은 고의적인 방화일 경우 용의자의 모습도 CCTV에 녹화됐을 것으로 보고 CCTV 화면분석에 주력하는 등 방화 용의자를 찾아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윤석이 김병조 기자 kbj@yna.co.kr (공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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