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둘째아들인 김아무개(22)씨가 현재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서울대의 동료 학생들은 김씨를 평범한 학생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달 중순께부터 눈 주위에 반창고를 붙이고 다녀 눈길을 끌었고, 일부 학생들은 김씨가 폭행 사건에 대해 일부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씨와 수업을 같이 듣고 있는 한 학생은 2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3월 3째주 수업부터 팔에 붕대를 감고 오른쪽 눈 위에 반창고를 붙인 채 나타났다”며 “상처는 4~5cm정도 돼보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때부터 4월 중순까지 한달여 동안 반창고를 붙이고 다녔다고 한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학생은 “주변에서 다친 경위를 묻자 김씨가 처음에는 ‘굴러서 다쳤다’고 말했다가, ‘싸운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 쪽에서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대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그 쪽 수가 많아서 맞았다. 맞긴 맞았는데, 나는 한명만 때렸다. 복수는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그는 전했다.
동료 학생들은 “김씨가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아들이라는 사실을 몰랐으며, 영어실력이 매우 뛰어나고 고급 옷을 입는 점이 특이했을 뿐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수업에 성실히 참여했지만, 다른 학생들과 개인적으로 어울리는 일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김씨는 이날 현재 서울대 동양사학과 답사단과 함께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다. 동양사학과 교수와 학생 등 모두 24명으로 구성된 답사단은 지난 25일 선양에 도착해 주변 역사유적을 돌아본 뒤, 28일 베이징에 들어와 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김씨는 이날 답사단과 함께 버스를 타고 자금성, 이화원 등 베이징 시내 역사유적을 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앞서 28일엔 만리장성과 청더 등지를 둘러봤다. 답사단을 이끄는 한 교수는 “김씨가 애초 계획된 일정에 따라 단체비자로 중국에 들어왔다”며 “답사단은 예정된 일정을 마친 뒤 30일 오후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귀국 일정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단체비자는 일행이 함께 출입국하는 조건으로 발부되는 것이서 김씨가 따로 움직이려면 개인비자를 새로 받아야 한다. 베이징에 나와 있는 한화그룹 직원들은 김씨와 연락을 취하며 30일 예정대로 귀국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숙의하고 있다고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관계자는 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정유경 수습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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