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새벽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밤샘조사를 받고 나와 차에 오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내가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보복 폭행’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개인적인 심경을 털어놨다고 한화그룹 쪽이 6일 밝혔다. 한화그룹 장일형 홍보담당 부사장은 최근 김 회장의 자택을 방문한 최상순 한화㈜ 부회장으로부터 들은 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전언에 따르면 김 회장은 “애초 아들 말대로 경찰에 고발하는 게 나았을 것을, 내가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일이 잘못돼 사건이 이렇게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29살에 그룹 회장이 된 이래 그룹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지금이 제일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온갖 어려움을 다 극복했던 것처럼 임직원 모두 어렵지만 흔들리지 말고 맡은 일을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장 부사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를 받으러 간 아들 일행이 돌아오지 않아 뒤늦게 북창동 주점에 가서 화해시켰다는 김 회장의 주장은 단 하나도 바뀐 게 없다”며 “다만 북창동에 간 것조차 지금 생각하니 잘못 판단한 것 같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그는 “(일부 언론 보도처럼) 김 회장이 ‘후회스럽다’라는 말을 직접 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김 회장이 보복폭행을 시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였다.
최 부회장 등 5명의 부회장단은 경찰 조사 이후 번갈아 김 회장의 자택을 ‘위로 방문’하고 있다고 한화그룹 쪽은 전했다. 또 그룹 경영과 관련해서는 금춘수 경영기획실장이 수시로 가회동 자택을 방문해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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