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해병대 전우회 회원들이 경기 시흥시 군자천에서 전날 주검 일부가 발견된 우예슬양의 나머지 신체 부위를 찾기 위해 물 위로 머리만 내민 채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흥/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군자천서 발견된 주검서도 유전자 확인
정씨, 2006년 중년여성 성폭행도 드러나
정씨, 2006년 중년여성 성폭행도 드러나
경기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 사건의 피의자 정아무개(39)씨가 19일 이혜진(10)·우예슬(8)양을 모두 살해했다고 시인했다. 또 지난 18일 오후 경기 시흥시 군자천에서 발견된 주검 일부와 정씨 집 화장실에서 발견된 핏자국은 실종된 우양의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남짓 수원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살인·사체유기 혐의를 시인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안양경찰서는 “정씨는 실질심사 과정에서 ‘술에 취해 차를 몰고 가다 아이들이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 줬으나 반항해 목 졸라 죽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날 오후 살인 및 사체은닉,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의 혐의로 청구된 정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동기와 수법, 장소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군자천에서 발견된 주검의 일부와 정씨 화장실에서 나온 핏자국이 우양의 것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결과를 이날 통보받았다. 또 경찰이 집 주변에서 수거해 감식을 맡긴 두 개의 톱에서 나온 핏자국 등에 대한 국과수의 유전자 감정 결과, 모두 두 어린이들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이날 군자천에서 다시 벌인 수색에서 우양의 나머지 주검을 찾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정씨가 2005년 12월3일께 성매매를 미끼로 한 중년 여성을 불러 성폭행 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정씨는 군포시 금정동 주변 전화방에서 이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낸 뒤, 양손을 묶은 채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당시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실종사건 수사과정에서 전화방 주인에게 이런 사실을 알아냈지만, 피해자가 진술을 거부해 정씨를 처벌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함께 2004년 7월17일 밤 정씨가 용의자로 조사를 받았던, 군포시 금정동 일대에서 실종된 여성(당시 44살) 사건에 대해서도 재조사에 착수했다. 금정동은 정씨 집에서 1.5㎞ 가량 떨어진 곳이다.
안양 군포/김기성 정민영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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