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을 가득 메우고 저마다 촛불을 치켜든 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미 쇠고기 반대” 집회…주말 전국 확산 조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누리꾼의 반발이 대규모 장외 집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집회는 젊은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데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일 저녁 서울 세종로 청계광장에는 1만여명의 누리꾼들이 나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촛불집회를 주도한 곳은 포털 <다음>에서 이명박 대통령 안티 카페를 운영하는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였다.
[현장] 광우병 소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 [%%TAGSTORY1%%]
오후 5시께부터 모여든 인파는 저녁 7시께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고, 자리가 모자라 인근 파이낸스센터 빌딩 앞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교복을 입은 학생, 갓난아이를 안고 온 어머니, 양복을 입은 직장인들이 한데 뒤섞여 “수입 쇠고기 반대! 이명박 반대!”와 “탄핵! 탄핵!”을 외쳤다. 이날 촛불집회를 준비한 ‘운동본부’ 운영자 강전호(38)씨는 “오늘 집회는 생명권을 달라는 저항”이라며 “우리도 예상하지 못한 인원이 와서 놀랐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자발적으로 모인 국민들의 민심을 직접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국회에서도 민심을 읽고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35개 중대 3천여명의 병력을 청계광장 일대에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불과 두 달 만에 벌어진 대규모 집회에 대해 중앙대 김재휘 교수(심리학과)는 “정권이 10년 만에 바뀌어 기대가 큰데, 무조건 밀어붙이기 식으로 국민에게 양보와 희생을 요구하다 보니 반감과 저항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누리꾼과 시민단체들은 이날 집회에 이어 토요일인 3일 오후에도 대국민 촛불행사와 시민문화제를 서울을 비롯한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열 예정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개에 따른 광우병 우려와 관련해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국민들에게 실상을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통합민주당은 이날 참여정부 시절 농림부 장관을 지낸 박홍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최규성·김춘진·이시종·이광재·서갑원 의원을 위원으로 하는, ‘쇠고기협상 무효화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추진위는 협상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고, 협상 무효화를 위한 특별입법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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