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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어린 중고생 ‘먹거리 안전’ 요구조차 한나라-보수언론 ‘반미·반정부’ 몰아

등록 2008-05-04 21:21수정 2008-05-07 17:05

이대통령 탄핵서명에 초점
좌파선동·정치공세 ‘음모론’
한나라당과 일부 보수 성향의 신문들이 최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을 ‘반미’ ‘반정부’로 몰아가고 있다. 이들이 무리한 논리로 반대여론을 차단하려는 것은 이번 파동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이나 광우병보다는 촛불집회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반미’나 ‘용공’으로 몰아 탄압하는 것은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수법이었다.

“집회나 괴담유포로 불안을 가중시키며 취임 두 달 밖에 안된 대통령 탄핵까지 외친다면 이는 순수하게 국민건강만을 우려한 행동으로 보기 힘들다.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을 악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세력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4일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

“쇠고기를 빌미삼아 반미선동과 반정부선동으로 연결시키려는 기미가 보이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3일 심재철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대선실패로 숨죽이고 있던 반미, 반정부 세력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국민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먹거리 문제와 연계시켜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좌파정권의 선동 전문가들이 드디어 쇠고기 수입문제를 주제로 잡아 선동을 획책하고 있다.”(3일 김대은 한나라당 부대변인)

“‘광우병 괴담’을 유포하고 그 증폭을 유도하는 일부의 의도적 책동은 ‘반미의 추억’ 그대로로 비친다. (중략) 촛불집회는 2002년 6월 이래의 미선·효순양 사건의 흐름을 닮았다.”(2일 <문화일보> 사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반미 감정을 증폭시킨 ‘효순 미선 양 촛불시위’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중략) 미국 얘기만 나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흠집을 찾아내 부풀리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한 탓이 크다.”(2일 <동아일보> 사설)

이들의 주장은 쇠고기 개방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과 맞닿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하는 것은 정치공세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논리로는 촛불집회에 나이 어린 중고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당분간 정권과 국민들이 서로를 의심하며 공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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