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이슈청원’ 코너에 올라온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이 4일 오후 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6일 누리꾼 ‘안단테’에서 촉발된 서명운동은 초기엔 5만명을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광우병 문제를 다룬 문화방송 <피디수첩> 방영을 계기로 서명자 수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서명운동이 들불처럼 확산된 결정적 계기는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촛불문화제’였다.
10대들이 대거 집회에 참여하면서 이 행사를 전후로 누리꾼들이 대거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서명운동 아래에는 누리꾼들의 의견 글이 40여만개가 달렸고, 사이트 주소를 복사해 간 곳만도 무려 18만5천여곳에 이른다. 서명자가 폭주하면서 <다음> 아고라의 이슈청원 코너는 지난달 30일 15분 동안 접속 장애를 겪기도 했다.
서명 참가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온라인 서명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다음 아고라가 실시한 다른 청원에 비해서도 참가자 수가 월등하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누리꾼이 참여한 서명은 10만여명이 참여한 ‘한·미 FTA 반대’ 청원이었다.
송경제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연구교수는 “이토록 짧은 시간에 100만명이나 서명을 받는다는 것은 오프라인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인터넷이 민의를 수렴해 직접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창구가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리꾼 90% 이상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등 여론이 일방적으로 쏠리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서명자가 200만, 300만명을 넘는 것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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