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개방 발표뒤 두번째
함평 40대, 농약 마시고 숨쳐
함평 40대, 농약 마시고 숨쳐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 이후 축산 농민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 경기 평택시 옥길2리 유아무개(56)씨가 목숨을 끊은 데 이어 5일 새벽 4시40분께 전남 함평군 나산면 월봉리 이아무개(41)씨가 집에서 제초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씨는 이날 극약을 마시기 직전 잠자던 필리핀 출신 아내(36)와 자녀 3명 등 가족 4명을 농기계 수리용 둔기로 때려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이씨의 아내와 큰딸(8)은 머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으나, 아들(7)과 둘째딸(3)은 중상을 입고 함평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브루셀라병 등으로 키우던 소 18마리를 잃었으며, 농협·축협의 융자금을 갚느라 농토까지 처분하는 등 재정적인 압박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일 숨진 유씨의 장례식이 5일 오전 10시 경기 평택시 ㄱ장례예식장에서 유가족과 마을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졌다. 유씨의 주검은 화장돼 마을 인근에 있는 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유씨는 지난해 12월 초 송아지 12마리를 입식했다가 설사로 모두 죽고, 현재 키우는 젖소 육우 25마리의 출하를 앞두고 소값마저 폭락하자 지인들에게 ‘죽고 싶다’는 말을 하고 술을 자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함평 평택/안관옥 김영환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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