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부산 보관창고 추적…정부 “장소는 비밀”
국내 창고에 보관 중인 미국산 쇠고기의 행방을 놓고 정부와 시민단체 사이에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있다.
화물연대 등 전국운수산업 노동조합은 14일 “지난해 10월 한국에 수입돼 검역 대기 중인 미국산 쇠고기 5300t 가운데 3000t 가량이 부산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민단체와 함께 정확한 보관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인 운수노조 위원장은 “지금 창고에 들어와 있는 것에 대한 운송 중지가 급선무기 때문에 위치를 파악하는 게 급하다”며 “부산·용인 등의 창고에 대해 제보가 들어와 확인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지웅 부산대책회의 정책팀장은 “부산의 한 부두 안 ㅎ기업 창고에 미국 쇠고기가 보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밤새 지켜서라도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부산대책회의’와 운수노조는 ‘광우병 쇠고기 유통 시민감시단’을 꾸려 이날 저녁부터 감시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운수노조와 시민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 대한 장관 고시가 발효되면 “물리적으로 유통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실은 “지난해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가 현재 어디에 얼마나 보관돼 있는지 농림수산식품부에 자료를 요구했지만, ‘조류독감 때문에 바쁘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자료 제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운수노조 부산지역 준비위와 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부산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떳떳하다면 현재 부산항에 있는 쇠고기의 보관장소와 계획된 유통경로까지 낱낱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는 현재 경기 용인 식육보관장에 2000t, 부산의 한 창고에 3000t 가량 보관돼 있다”며 “구체적인 보관 창고와 물량은 유통업체의 영업비밀이라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송경화, 부산/신동명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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