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현 기자(좌)와 누리꾼 ‘안단테’. 이규호 피디
미국산 쇠고기 저지 주역 누리꾼 ‘안단테’와 배성용씨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발표한 후 시민들의 촛불 시위가 계속된 5월 한달 동안 두명의 누리꾼이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바로 이명박 탄핵 서명운동을 제안한 ‘안단테’와 여의도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저지 단식 농성에 들어간 배성용씨.
이 두사람이 24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이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직접 만나본 ‘안단테’는 키가 제법 큰 평범한 고등학생의 모습이었다. 그는 오늘 여의도에서 있었던 민주노총 사전 집회에도 참여한 후 7시에 청계광장에 도착했다. 그는 앞으로 진실된 보도를 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배성용씨는 몸이 많이 상한 듯 더운 날씨에도 두꺼운 점퍼를 입고 집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배씨는 촛불문화제가 단순히 촛불을 켜는 수준에서 벗어나 좀더 과감하게 가두시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표현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안단테’ “국민이 원하는 건 재협상이지 대통령의 사과 아냐”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문을 발표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과하는 척 하면서 은근히 fta 체결해달라고 부탁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재협상이지 사과가 아니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견되면 즉각 수입중단할 수 있도록 명문화 했다는데.
=서신으로 하는 것은 협상이 아니다. 또 미국에서 광우병 발병해 수입중단 하면 무슨 소용인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이다.
-어떤 수사를 받고 있나.
=아무런 연락이 없다. 단순히 학생들이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협박한 듯 보인다.
-누리꾼이 서로 ‘자신이 안단테’라고 주장하며 경찰청에 항의글을 남겼는데, 누리꾼의 응원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메일로 응원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기성세대로서 부끄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육부에서 학생들 집회 참여 막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부에서 학생들 집회의 자유를 막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 학생들도 알만큼 안다.
-앞으로 뭐가 되고 싶나.
=기자가 되고 싶다. 광우병 사태를 보도하는 보수언론들의 태도를 보니 나도 진실된 기사를 쓰고 싶어졌다.
-이명박 탄핵 서명운동이 현재 132만명(5월 23일 현재)에서 주춤하고 있다. 왜 그렇다고 보나.
=일단 여론을 모으는 데 기여했고 촛불집회의 원동력이 됐으니까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 배성용 “몸이 회복되는 대로 여의도 천막농성 다시 할 것 ”
-몸은 좀 괜찮나.
=보식을 하고 있는데 미음을 못 먹고 있다. 지금 감기 몸살에 걸렸는데 의사가 열이 안 떨어지면 폐렴으로 갈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했다. 지금 몸의 균형상태가 모두 깨진 상태다. 21일 청계광장 집회에 나갔는데 오래 앉아 있어 몸이 더 안좋아졌다.
-단식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나 자신과 싸우는 게 힘들었다. 사람들이 지나가서 비웃고 그럴 때 많이 흔들렸다. 하지만 단식이 길어지면서 시민들도 많이 방문해주고 해서 힘이 많이 됐다.
-이명박이 사과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쇼를 한 것 같다. 국민들이 가장 분노한 것이 쇠고기 수입이나 민영화 정책인데 담화문의 절반 이상이 FTA 통과시켜 달라고 말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어이 없었다. 국회의원들한테 할 말이지 국민한테 할 말이 아니었다. 또 광우병 괴담이란 표현도 아직까지 국민 여론을 아직 잘 모르는 말이라 생각한다.
-미국 쇠고기가 어쨌든 들어 오게 됐다. 고시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
=몸이 회복되는 대로 여의도 천막농성을 계속 할거다. 오프라인으로 활동을 넓혀 갈거다.
-촛불문화제가 앞으로 어떻게 됐으면 좋겠는가.
=가두시위를 하면서 좀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어차피 투표권 가진 성인들이 잘못한 거니까 성인들이 나서서 확실하고 강하게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성인들이 대통령 잘못 뽑은 건데 언제까지 10대만 보고 있을 거냐.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 배성용 “몸이 회복되는 대로 여의도 천막농성 다시 할 것 ”
여의도 천막 단식농성을 했던 배성용씨. 이규호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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