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 반발’ 4천여명 새벽까지 곳곳서 산발시위
24일 저녁부터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거리행진으로 번지면서, 경찰이 이날 집회 참가자 37명을 강제연행했다. 경찰은 또 이에 항의하며 25일 저녁부터 26일 새벽(1시30분 현재)까지 이어진 집회에서도 13명을 연행했다. 지난 2일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연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경은 25일 낮 국정원 등과 함께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전날 연행된 이들을 엄정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이날 대책회의 뒤 “이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불법시위를 했다”고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동자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도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와 누리꾼 등은 이에 반발해 이날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 4천여명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고 연행자 전원석방 등을 촉구했다. 이 가운데 400여명은 청와대 쪽으로 가려다 경복궁역 근처에서 한때 경찰과 대치했으며, 나머지 시위대도 2천여명씩 두 무리로 나뉘어 “재협상” 독재타도” “연행자 석방” 등을 외치며 서울역과 남대문, 명동, 종로, 을지로 일대에서 산발적인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새벽 1시께 각각 서울시청 앞과 신촌역 앞에서 정리 모임을 시작했으나,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줄어든 틈을 타 전날에 이어 다시 강제연행을 시도했다. 청계천 광교 부근에서 시위대 2명이 연행돼 서초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서울 신촌역 앞에서는 11명이 연행돼 인근 경찰서로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24일 저녁 7시께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촛불 집회에는 1만5천여명의 시민, 학생 등이 참가했다. 집회를 마친 뒤 5천여명은 이날 밤 10시께 청계광장을 벗어나 처음으로 청와대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시도했으며, 경찰은 38개 중대를 투입해 시위대를 막았다. 이들은 세종로 교보문고 앞 도로에서 대치했으며, 경찰은 새벽 5시께 강제해산에 나서 남아 있던 시위대 200여명 가운데 37명을 연행했다. 이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남아무개(18)군은 조사를 받은 뒤 훈방됐다.
김성환 고제규 황춘화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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