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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요지부동 정부에 ‘촛불 분노’…경찰 강제진압이 기름 부어

등록 2008-05-25 20:56수정 2008-05-26 10:24

5s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쪽으로 행진을 하려고 시도했으나, 경찰이 이를 막자 항의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5s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쪽으로 행진을 하려고 시도했으나, 경찰이 이를 막자 항의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촛불집회 이틀째 거리시위로 번져
‘잇단 평화집회’ 정부 변화없자 불만 폭발
시민들 자발적 행진 ‘독재타도’ 등 구호도

2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1만5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열린 촛불문화제는 17번째 행사였다. ‘처벌방침’을 밝힌 경찰의 강경 대응에도, 촛불문화제는 지금껏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전과는 달리 25일 새벽까지 ‘밤샘 끝장 집회’로 이어졌고,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 37명을 무더기로 연행했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은 25일 저녁에도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인 거리행진을 벌였지만, 경찰은 또다시 무더기 연행으로 맞섰다.

[현장] 17번째 촛불문화제…밤샘 시위 경찰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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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샘 끝장 집회…다음날도 이어져= 24일 저녁 7시부터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에 나온 시민 1만5천여명은 밤 9시가 넘어도 해산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작정한 듯 “장관 고시가 철회되고 재협상을 할 때까지 밤샘 촛불 집회를 벌이자”고 주장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은 밤 10시께 촛불을 들고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옆 8차선 도로로 나갔다. 일부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자, 경찰은 방어벽을 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다. 새벽 1시가 넘자 상당수 시민들이 귀가했지만, 200여명의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새벽까지 대치가 이어지다가, 동 틀 무렵인 새벽 5시께 경찰은 순식간에 시민들을 에워싸고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시민들 주변으로 살수차의 물이 뿌려졌고 순식간에 37명이 연행됐다.

24~25일 촛불집회 상황
24~25일 촛불집회 상황

다음날인 25일 저녁, 강제연행 소식을 들은 시민 4천여명은 촛불집회 계획이 없었는데도, 다시 거리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일부는 청와대로 가려다 경찰과 대치했고, 2천여명씩 두 무리로 나뉘어 서울 도심 곳곳을 누볐다. 밤 10시20분께 경찰은 청계천 광교에서 종로 방향으로 행진하는 이들을 막아섰고, 시민들은 골목을 이용해 흩어졌다가 다시 모였다. 이 와중에 골목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새벽 1시께 서울 신촌역 앞 도로에서 정리집회를 하던 대학생 등 11명도 갑작스런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인근 경찰서로 강제연행됐다.


■ 시민들 왜 거리로?=이틀 연속 진행된 시민들의 거리행진은, 촛불집회에도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참석자들은 “재협상 결과나 농림부 장관 해임안이나 달라진 게 뭐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틀 동안 ‘재협상’ 구호보다 ‘대통령 탄핵’ 구호가 더 많이 등장했다. 집회를 주최한 한 인터넷모임 운영자도 “회원들 상당수가 이젠 거리행진으로 정부를 변화시키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25일 새벽까지 남아 있던 시민 김종훈(46)씨는 “분노가 극에 달했다면, 이를 제대로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탈에서는 새벽 강제연행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달되며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는 글들이 종일 줄을 이었다.

25일 저녁 집회에서는 “독재타도” 등의 강경한 구호가 나오는 등 강제 연행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고려대 사학과4학년 류다혜(22)씨는 “힘 없는 자들의 폭력은 눈에 보이지만, 힘 있는 자들의 폭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경찰 방패 맞아 부상 속출 ‘끝장 시위’ 맞서
“연행자 석방” 외치며 ‘게릴라 시위’ 이어져

■ 경찰, 강도높은 대응= 25일 새벽 경찰의 강도 높은 대응도 시민들을 자극했다. 경찰은 전날 세종로와 종로 일대를 전·의경 38개 중대를 동원해 에워싸고 참석자들의 이동 자체를 막았다.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은 직접 “해산하지 않으면 살수차로 물을 뿌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새벽 5시께 벌어진 강제해산 과정에서는 일부 의경들이 방패로 참가자들을 내리찍어 부상자가 생겼고, 여경들은 휠체어를 탄 여성을 밖으로 들어냈다.

25일 저녁부터 열린 집회에서도 경찰은 50여개 중대를 투입해 집회 저지에 나섰으며, 참가자들이 대부분 해산하고 200~300명만 남은 시위대의 약한 고리를 겨냥해 강제진압과 연행에 나섰다. 26일 새벽에 연행된 오세열(30)씨는 이날 경찰에 연행되면서 “일행과 함께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서 있었는데, 갑자기 들이닥쳐 폭력적으로 끌어갔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김성환 최현준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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