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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거리가 도화지·무대로…촛불, ‘예술’이 되다

등록 2008-06-15 21:31

도로에 촛불소녀 그림, 스프레이로 구호, 천 붙여 대형태극기
도로에 촛불소녀 그림, 스프레이로 구호, 천 붙여 대형태극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서 다양하고 기발한 퍼포먼스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4일 밤 10시께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서 몇몇이 흰색 횡단보도 위에다 투명한 스프레이로 보이지 않는 글씨와 그림들을 그렸다. 많은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지나자 신발 바닥에 묻어 있던 흙먼지들이 끈적한 스프레이에 묻으면서 ‘YOUR STEPS MAKE THIS WORD’(당신의 발자국이 이 글씨를 완성합니다), ‘WHO MAKES THE REAL WORLD’(누가 진정한 세상을 만드는가) 등의 글씨들이 서서히 나타났다. 2002년 미군 궤도차량에 깔려 숨진 미선·효순양과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에서 분신한 이병렬씨의 영정 사진도 나타났다.

동화면세점 앞 도로에서는 대학생 5~6명이 태극 문양과 ‘건곤감리’ 4괘 모양의 천을 도로에 붙여 가로세로 5m의 대형 태극기를 만들었다. 이들은 참가자들이 쓰던 양초를 모아 태극기 위에 세우고 촛불을 밝혔다.

시민들은 이 밖에도 이명박 가면을 쓴 사람이 ‘물가폭등’ ‘등록금 1천만원’ 등이 써진 폭탄을 던지면 일제히 쓰러지는 ‘명박 폭탄 집단 퍼포먼스’를 벌이고, ‘이명박 아웃’ 손팻말로 종이비행기를 접어 청와대 방향으로 날리기도 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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