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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시 강행’ 성난 민심 밤새 곳곳서 경찰과 충돌

등록 2008-06-25 17:19수정 2008-06-26 15:28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 강행에 항의해 25일 밤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서 촛불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청와대로 진출하는 방법에 대해 거리에서 즉석 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 강행에 항의해 25일 밤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서 촛불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청와대로 진출하는 방법에 대해 거리에서 즉석 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현장 8신] ‘분노한’ 2만 촛불시민, “청와대 가자!” 곳곳서 충돌
경찰, 분말소화기 이어 살수차 동원 시민 해산 유도
새벽 1시30분께부터 강제진압…시민들, 격렬 저항
 [현장 8신 : 오전 6시] 경찰, 5시 40분 다시 강제 해산 시도…시민들 청계광장과 시청앞 광장으로 이동

 새벽 5시 30분까지 청계광장 앞 도로에서 시민들과 대치중에 있던 경찰은 다시 해산방송을 시작했다. 경찰은 “날이 밝았다. 5시 40분까지 시간을 줄테니 어서 해산하라”고 방송했다. 하지만 남아 있던 시민 천여명은 전경들의 구호소리를 흉내내며 “부끄러운줄 알아야지”라고 외치며 해산에 응하지 않았다.

5시 40분.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우르르 달려왔다. 시민들은 “아아악”하고 소리를 지르며 도망갔다. 시민들 대부분은 인도로 올라갔고, 시청광장 쪽으로 뛰어갔다. 일부 경찰은 시청 쪽으로 달려가는 시민들을 연행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연행을 막았다.

다시 등장한 물대포…시민과 경찰 곳곳 충돌

[%%TAGSTORY1%%]


5시 40분 진압과정에서 시민 세명이 추가로 연행됐다. 제아무개(62)씨가 경찰 살수차 앞으로 달려가다가 경찰에 붙잡혀 사지가 붙들린 채 연행됐다. 청계광장앞 인도에선 한반도 깃발을 들고 있던 63세 남성이 경찰에 연행됐다. 정정미(32)씨는 “인도에서 한반도 깃발을 들고 있던 할아버지를 향해 경찰이 뛰어들어오더니 깃발을 뺐고 연행해갔다”고 목격한 상황을 전했다.

5시 50분. 강기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시청앞 광장과 청계광장을 찾아 시민들을 격려했다. 강 의원은 시민들과 하나하나 악수를 했고 시민들은 "강기갑,강기갑"을 외쳤다. 강 의원은 "정부가 선전포고를 했다. 미국이 시키는데로만 행동하는 정부는 더 이상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닌, 미국을 위한 정부다"며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6시 현재 시민들은 모두 청계광장과 시청앞광장으로 들어간 상태다. 광화문 서소문로와 종로를 잇는 도로는 차량통행이 재개됐다. 시민들은 “잘린 손가락 내놔라” “폭력 경찰 물러가라” 등을 외치며 경찰의 강제진압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한편, 효자로 건너편 인도에도 시민 삽십여명 이상이 아직까지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25일 오후부터 계속 자리를 지켜온 <아고라>쪽 누리꾼들로 알려졌다.

25일에서 26일까지 진행된 촛불시위는 농림부 장관고시 방침이 알려진 후, 격렬하게 진행됐다. 시민들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광화문 네거리 곳곳의 경찰버스를 줄에 매달아 잡아 끌고, 극도로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을 대하는 경찰의 대응도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경찰버스 뒤에서 시위대와 마찰을 피하며 새벽까지 시위대 해산을 기다리던 최근의 모습과 달리, 시민들을 적극 연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인도에 있는 시민들까지 무차별 연행했고, 새벽 강제 해산 과정에서 시민들을 방패로 때리고 발로 밟아 구타하는 모습이 수시로 목격됐다.

중상자가 속출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쪽은 “100명이상의 시민들이 경찰에 폭행을 당했고 이중 중상자만 3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재 강북삼성 병원에 8명, 서울 적십자병원에 1명, 서울대병원에 1명, 을지로 백병원에 9명, 국립의료원에 4명, 세란 병원에 1명이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중상자다. 임태훈 대책회의 인권법률 의료지원 팀장은 “오늘 경찰의 대응은 살인적이었다. 어청수경찰청과 이명박 대통령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며 “피해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 밝혔다.

경찰은 25일과 26일 새벽까지 벌어진 시위에서 총 139명이 연행됐고 이중 청소년 네명과 고령자 한명을 풀어줬다고 밝혔다. 시민 134명이 현재 각 경찰서에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현장 7신 : 새벽 4시] 경찰, 새벽 2시 광화문 네거리 시위대 강제 해산 시도
조아무개(54)씨 경찰에 물어 뜯겨 손가락 절단

새벽 1시30분께 새문안교회와 광화문사거리 인근 시위대를 향한 경찰의 본격적인 강제해산이 시작됐다.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달려오며, 방패로 시민들을 마구 찍었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시민 수명이 피를 흘리며 부상당한 채로 의료팀 시민들에게 치료받는 모습이 목격됐고, 이준형 변호사가 경찰의 방패에 찍혀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1시간 가까이 기절해 있다가 국립의료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계속 물대포를 시민들에게 쏘아댔다.

새벽 4시 현재 시위대는 청계광장과 시청 앞 서울광장 인근까지 밀려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을 부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하지만 큰 충돌 없이 소강상태가 2시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새벽 4시10분께 한 남성이 망치를 이용해 조선일보 현판을 두들겨 뜯어냈다. 글자가 한자씩 떨어져 나갈 때마다 이를 보고 있던 사람들은 “와” “조선일보 물러가라” 구호를 외치며 호응했다.

50대의 조아무개씨는 손가락이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 남성은 새벽 1~2시께 광화문 금강제화 부근에서 전경버스를 밧줄로 끌다가, 손가락이 전경 입에 물린 상태에서 떠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년 남성은 봉합수술을 위해 국립의료원에 후송됐다.

일부 언론이 조씨 외에 20대 여성이 경찰의 방패에 찍혀 손가락이 절단돼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보도했으나, <한겨레>가 서울대병원에 전화로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응급실 한 관계자는 “손가락이 절단돼 응급실에 후송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국립의료원 응급실 쪽에도 20대 여성의 손가락 절단 사실을 확인한 결과 후송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응급실 관계자는 “총 3명이 이송됐고, 이 가운데 손가락 절단 환자는 50대 중년 남성 1명뿐”이라고 확인해줬다.

이날 시민들은 경찰의 강경진압에 “이명박은 물러나라!” “폭력경찰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곳곳에서 시민과 경찰이 충돌해 시민은 물론 경찰들도 다쳤다.

새문안교회 쪽은 뒤편 골목과 세종문화회관 후문 쪽 골목에 배치된 살수차에서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자, 뒤에 있던 전경들이 시민들을 방패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경찰은 10m 규정도 지키지 않은 채 근접거리에서 물대포를 마구 쏘아댔다.

새문안교회 인근에서는 경찰이 시민들이 언덕이 시작되는 입구까지 밀고 들어왔다. 시민들은 갑작스런 경찰의 진입에 뿔뿔이 흩어졌고, 아비규환이 되어 언덕 밑으로 달려 내려왔다. 시민들이 뒤로 밀리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권아무개(18)씨는 “경찰이 도망쳐 내려오는 시민들을 경찰봉과 방패로 찍었다”며 “피를 흘리는 사람만 2명 이상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아무개(25)씨는 “경찰들이 내 머리채를 붙잡고 넘어뜨린 뒤 발로 밟았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경찰은 도망가는 시민들을 쫓아가 폭행하며 연행하고 있다.

1시30분께 시민들은 새문안교회 입구까지 밀렸다. 이때 새문안교회 앞길에 세워졌던 바리케이트는 해체됐고, 경찰 200여명은 인간장벽을 쌓아 시민들과 대치했다. 새문안교회에서 광화문까지 늘어선 시민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항의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다.

이 틈을 타 서대문 쪽에서도 경찰병력도 새문안교회 입구로 빠르게 뛰어오기 시작했다. 강제해산과 강제연행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시민들은 광화문사거리 쪽으로 후퇴하고 있다.

경찰은 1시35분께부터 새문안교회 앞 8차로 도로에서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들어가 시민들이 청계광장 인근까지 밀려났다. 2시40분께 경찰은 청계광장에 있는 시민들을 향해서도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흩어지지 않고 경찰의 물대포에 맞서고 있다. 김미영 허재현 기자

 [현장 6신 : 밤 12시] 분말소화기에 이어 물대포 등장…시민 향해 무차별 난사
시민들, 경찰 차벽 철거하며 격렬하게 저항 중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분말소화기에 이어 물대포도 등장했다. 5월31일에 이어 두번째다. 경찰은 자정께부터 새문안교회 뒷편 주차장에서 시위중인 시민 500여명을 향해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새문안교회 뒷길 쪽에도 살수차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새문안교회 주차장에 있는 시민들은 바리케이트로 세워진 경찰버스 3대를 모두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경찰들이 뒤로 빠졌고, 결국 살수차를 동원해 시위대의 진출을 막은 것이다. 물대포가 뿌려지자, 시민들은 “아”하고 소리를 질렀다.

 새문안교회 뒷길에도 500여명의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경찰버스를 끌어내고 있다. 이곳에는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가 나와 시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광화문사거리 인근에서는 경찰의 분말소화기가 무차별적으로 난사됐다. 이 곳에는 경찰차 10대로 만든 바리케이트가 세워져 있다. 시민들이 이 버스를 끌어내려 하자, 버스 안에 있는 경찰들이 시민들을 향해 분말소화기를 뿌린 것이다. 광화문사거리는 소화기 가루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정도로 뿌연 연기로 가득차 있다.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책회의가 “소화기 난사는 폭력”이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방송을 하고 있지만, 경찰은 소화기를 계속 뿌리고 있다. 한때 시민들이 빨간 현수막을 들고와 버스 창문을 모두 덮기도 했으나, 경찰들은 현수막을 찢어내어 소화기를 뿌렸다. 시민들은 지금도 경찰차를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차량에 밧줄 2개를 흔들리기만 할뿐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앞에 있는 극렬 불법 시위대에 선동되지 마시고 끝까지 차분하게 여러분의 의견을 전달하라. 평화적인 촛불문화제가 아름답다”

경찰차가 내보내는 방송 내용이다. 대옆 앞에 선 대열과 뒤에서 ‘비폭력’을 주장하는 시민 사이의 분열을 꾀할 의도로 보인다. 10시40분께에는 차아무개(48)씨가 시위대 방송차에 올라가 마이크를 뺏으려하는 돌출행동을 했다. 그는 “서민들의 삶이 힘든데, 시위를 하면 되겠냐”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700여명의 시민들은 세종문화회관과 구 금강제화 사잇길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곳엔 버스 두 대로 만든 바리케이트가 세워져 있는데, 시민이 버스 1대를 끌어내 경찰 50여명이 뒤쪽으로 철수한 상황이다.

 송두현(27)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시민과 소통하겠다고 하더니, 이를 무시하고 고시를 강행해 화가 난다”며 “민주주의가 빠진 자본주의는 공산주의보다 나쁘다. 지금의 상황이 북한과 다를 게 뭐냐”고 꼬집었다. 이아무개(41)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시위 강경대응하겠다는 얘기 들었지만, 인도에 있는 건 불법이 아니지 않나”며 “시민들이 청와대 앞까지 가서 의사를 전달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아무개(53)씨는 “한달 넘게 촛불을 들며, 고시 철회를 요구했는데, 결국 한다고 한다”며 “사람들이 오늘은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버스 끌어내리는 것 자체가 폭력시위라고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무기가 없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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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새벽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거리시위에 참가한 시위대가 신문로 새문안교회 뒷편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26일 새벽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거리시위에 참가한 시위대가 신문로 새문안교회 뒷편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26일 새벽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거리시위에 참가한 시위대가 신문로 새문안교회 뒷편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26일 새벽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美 쇠고기 수입 반대 거리시위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새벽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美 쇠고기 수입 반대 거리시위에서 비폭력을 외치던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 방송차 아래 들어가 차량의 시위현장 진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현장 5신 : 밤 10시30분] ‘분노한’ 2만 촛불시민, “쇠고기 고시 강행 대국민 선전포고
경찰, 새문안교회 인근서 시민 향해 분말소화기 무차별 난사

“쇠고기 고시 강행은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를 버렸다.”

 오늘 밤은 세종로네거리에 쌓인 ‘명박산성’(경찰 차벽)에 대항해 ‘국민토성’을 쌓아 청와대로 향하는 밤이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새벽까지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충돌이 예견되고 있다. 25일 10시30분 현재 이날 낮부터 진행된 경찰의 무자비한 연행으로 대책회의 관계자와 시민 등 연행자가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행자들은 불법시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경찰이 연행했다고 증언했다. 원호연(35·회사원)씨는 “인터넷에서 12살 아이가 연행됐다는 얘기를 듣고 황당해서 퇴근길에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러 왔다”며 “경북궁역 근처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 시민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들을 경찰이 6시40분께 무더기로 연행했다. 그 와중에 나도 연행이 됐다.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재정 변호사는 “우리들이 피켓을 든 것도 아니고 집회를 연 것도 아니었다. 인도 위에 서서 촛불집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는데, 경찰이 해산 명령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연행했다”며 “경찰의 조사에 응하지 않을 생각이다. 경찰서에서 지금 뛰어나와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책임자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걸어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10시30분 현재 세종로네거리에 모인 1만여 시민들은 경찰 차벽을 끓어내기로 하고, 밧줄로 전경차를 묶어 끌어내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 차벽 위에 있는 경찰들을 향해 “내려와라, 모든 불상사는 어청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서대문 쪽으로 향한 시민 1천여명은 분말소화기를 앞세운 경찰에 밀려, 새문안교회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중이다. 새문안교회 쪽에는 버스 3대가 겹쳐진 형태로 바리케이트가 놓여진 상황이다. 9시20분께 시민 300~400명이 경찰 차벽을 넘어 금호아시아나빌딩 쪽으로 이동했으나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분말소화기를 난사했다. ‘안티이명박’ 카페 회원들은 까나리액젖 물총을 준비해, 전경들에게 쏘기도 했다.

 현재 이곳 시민들의 분위기는 격앙된 상태다.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충돌도 한층 격렬해졌다. 시민들은 “언제까지 비폭력을 외칠거냐. 비폭력 외칠 사람은 빠지라”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고, 시민들은 분말소화기 난사에 대비해 경찰을 향해 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다. 이주혁(32)씨는 “낮에 인도에서, 초등학생까지 연행되는 것을 봤다”며 “참을 만큼 참았고, 시민들의 행동은 폭력이 아니라 최소한의 정당한 저항”이라고 말했다.  

10시20분께 인창진(37)씨가 경찰이 던진 돌에 배를 맞기도 했다. 그는 “경찰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얼굴에 맞았으면 어쩔 번 했냐”고 말했다. 반면 40대 김아무개씨는 주먹보다 큰 돌에 이마를 맞아 눈썹이 찢어졌다. 김씨는 “머리가 쑤시고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김성환 허재현 기자 hwany@hani.co.kr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현장 4신 : 오후 9시] ‘분노한’ 2만 촛불시민, “국민토성 쌓아 청와대로 돌진하자!”
저녁 9시 전후 경복궁역·효자로 인근 시민 수십명 추가연행

 “쇠고기 고시 강행은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를 버렸다.”

 오늘 밤은 세종로네거리에 쌓인 ‘명박산성’(경찰 차벽)에 대항해 ‘국민토성’을 쌓아 청와대로 향하는 밤이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새벽까지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충돌이 예견되고 있다. 25일 10시30분 현재 이날 낮부터 진행된 경찰의 무자비한 연행으로 대책회의 관계자와 시민 등 연행자가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연행자들은 불법시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경찰이 연행했다고 증언했다. 원호연(35·회사원)씨는 “인터넷에서 12살 아이가 연행됐다는 얘기를 듣고 황당해서 퇴근길에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러 왔다”며 “경북궁역 근처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 시민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들을 경찰이 6시40분께 무더기로 연행했다. 그 와중에 나도 연행이 됐다.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재정 변호사는 “우리들이 피켓을 든 것도 아니고 집회를 연 것도 아니었다. 인도 위에 서서 촛불집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는데, 경찰이 해산 명령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연행했다”며 “경찰의 조사에 응하지 않을 생각이다. 경찰서에서 지금 뛰어나와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책임자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걸어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10시30분 현재 세종로네거리에 모인 1만여 시민들은 경찰 차벽을 끓어내기로 하고, 밧줄로 전경차를 묶어 끌어내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 차벽 위에 있는 경찰들을 향해 “내려와라, 모든 불상사는 어청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서대문 쪽으로 향한 시민 1천여명은 분말소화기를 앞세운 경찰에 밀려, 새문안교회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중이다. 새문안교회 쪽에는 버스 3대가 겹쳐진 형태로 바리케이트가 놓여진 상황이다. 9시20분께 시민 300~400명이 경찰 차벽을 넘어 금호아시아나빌딩 쪽으로 이동했으나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분말소화기를 난사했다. ‘안티이명박’ 카페 회원들은 까나리액젖 물총을 준비해, 전경들에게 쏘기도 했다.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25일 오후 서울 새문안 교회 뒷골목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촛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현재 이곳 시민들의 분위기는 격앙된 상태다.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충돌도 한층 격렬해졌다. 시민들은 “언제까지 비폭력을 외칠거냐. 비폭력 외칠 사람은 빠지라”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고, 시민들은 분말소화기 난사에 대비해 경찰을 향해 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다. 이주혁(32)씨는 “낮에 인도에서, 초등학생까지 연행되는 것을 봤다”며 “참을 만큼 참았고, 시민들의 행동은 폭력이 아니라 최소한의 정당한 저항”이라고 말했다.  

10시20분께 인창진(37)씨가 경찰이 던진 돌에 배를 맞기도 했다. 그는 “경찰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얼굴에 맞았으면 어쩔 번 했냐”고 말했다. 반면 40대 김아무개씨는 주먹보다 큰 돌에 이마를 맞아 눈썹이 찢어졌다. 김씨는 “머리가 쑤시고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김성환 허재현 기자 hwany@hani.co.kr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25일 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하려다 서울 내자동 경복궁역 주변에서 지하도로 밀어넣으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25일 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하려다 서울 내자동 경복궁역 주변에서 지하도로 밀어넣으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광화문네거리에 모인 49번째 촛불의 행렬은 동아일보와 청계광장을 넘어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부근까지 이어졌다. 시민들은 왕복 차선을 차지하고 앉아 촛불집회를 진행 중이다. 대열 앞에는 대학생들과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이 섰다.  

대학생 박철우(24)씨는 “대통령이 왜 그렇게 고시를 서두르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결국 미국을 위해 국민을 버린 게 아니냐”고 말했다. 대책회의의 무대차량 위에 오른 한 활동가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폭력적으로 나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자”며 “오늘은 반드시 청와대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인접한 효자동과 청운동 등지에는 밤까지 연행자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은 “여러분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연행하고 있습니다”는 경고방송을 내보낸 뒤 무차별적으로 연행하고 있다.

 8시10분께 사직로에서 시위중이던 시민 100여명 가운데 18명이 연행됐다. 연행자 가운데는 아이를 유모자에 태우고 나온 30대 아줌마들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놀라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몰랐고, 시위 참가자들은 팔과 다리가 들린 상태에서 끌려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연행자 가운데 5명은 자진 연행자다. 도로에 있든, 인도에 있든 무조건 연행하는 게 경찰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4용지에 출력한 시민들의 채증사진을 들고, 시민 하나하나를 사진과 비교해가면서 선별해 연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전경들에게 생수를 나눠주며, 비폭력 평화집회를 차분히 이어가고 있다.

한편, ‘권태로운 창’·‘안티 이명박’ 카페 운영진들은 이순신 장군 상 앞에서 대책회의 무대차량에서 집회가 계속되자, “왜 여기에만 있느냐” “청와대로 가자면 실천에 옮기라”라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금 경복궁역에 사람들 갇혀 있는데 여기서 한가롭게 뭐하냐”는 질책하기도 했다. ‘안티이명박’ 회원 100여명은 “경복궁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해 경복궁역에 가겠다”며 새문안길 쪽으로 출발했다. 몇몇 시민들도 새문안길을 따라 삼삼오오 이동했다.

8시50분께 대책회의에 불만 있는 사람들 무대차량으로 모여들자, 대책회의에서는 어떻게 청와대에 갈지를 두고 자유토론을 제안했다. “광화문 뚫고 가자” “경복궁역 무정차라서 못 간다” “아고라 사람들 경복궁역에서 다 잡혀갔다, 여기 있을 이유 없다” “경복궁역 앞에 있다 왔다. 이럴 시간 없다”는 등 시민들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뭔가 행동 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에 대책회의가 “국민토성 쌓을 주머니 도착했다. 국민토성으로 청와대 가자”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일부 강경 시민들은 “대책회의 무책임하다”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9시10분께 아고라 ‘권태로운 창’이 “금호아시아나 빌딩 옆에 모래 준비돼 있다. 그리 가서 토성을 쌓아 경찰 넘어가자”고 하자, 대책회의가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시민들은 서대문 금호아시아나빌딩 쪽으로 이동중이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시민들을 향해 분말소화기를 무차별적으로 난사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소화기를 정면에서 맞아 실신하기도 했다.

 김성환 허재현 기자 hwany@hani.co.kr

25일 오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참가자들이 세종로 사거리 일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낮에는 종로구 내자동로터리 차로에서 기습시위를 벌인 시위대 47명이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참가자들이 세종로 사거리 일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날 낮에는 종로구 내자동로터리 차로에서 기습시위를 벌인 시위대 47명이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연합뉴스

[현장 3신 : 오후 8시] ‘분노한’ 1만 촛불시민, 이순신 동상 앞 집결중
저녁 7시께 경복궁역·효자로 인근 시민 수십명 추가연행
“이명박은 물러나라” “폭력경찰 물러나라” 성난 민심 폭발

덕수궁 대한문 앞 촛물문화제는 7시40분께 끝났다. 경복궁 앞, 효자로 등지에서 ‘쇠고기 고시 강행’ 무효를 외치던 시민들이 강제해산되고, 이 과정에서 수십명의 시민들이 추가로 연행됐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박원석 상황실장은 “우리는 끌려가도 계속해서 나설 것”이라며 “100명이 연행되면 1000명이 나서고, 1000명이 연행되면 10000만명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효자로 인근에서는 시민 200여명이 인도 위에서 시위 중이었다. 7시25분께 경찰이 인도에 있는 시민들의 강제해산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시민 10여명이 연행됐다.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는데, 30대 예비군 남성 1명이 몸을 다쳐 쓰러졌다. 이 시민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시민 가운데는 유모차를 들고 나온 아주머니들도 있었는데, 이들 중 2명도 경찰에 연행됐다.

 7시40분께 경복궁역 2번 출구 앞에 있던 이재정·강용구 변호사, 장동엽 대책회의 총무팀 활동가를 비롯 시민 16명도 경찰에 의해 강제연행됐다. 당시 이들은 인도에 가만히 서 있었는데, 경찰이 이들을 에워싸더니 무차별적으로 연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변호사들은 “인도에 서 있는데 왜 불법이냐?”고 따졌지만,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불법집회”라며 연행했다.

 한편, 서울 촛물문화제에 참여했던 시민 1만여명은 “이명박은 물러나라” “폭력경찰 철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사거리 이순신 동상 앞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촛물문화제 참가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다음 아고라 회원들은 시민들의 연행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경복궁역과 광화문으로 신속히 집결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허재현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현장 2신 : 오후 7시30분] 총력집중 촛불문화제 열려
대책회의 “1박2일 동안 끝장투쟁 벌이자” 제안
촛불 시민들 “강제연행이라니…법치국가 맞나”

정부의 고시강행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서울 자하문길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인 25일 오후 경찰이 시민들의 연행을 막아서던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을 강제연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직접 의원 신분을 밝히고 보좌관 또한 강력히 항의했으나 연행됐다. 연합뉴스
정부의 고시강행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서울 자하문길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인 25일 오후 경찰이 시민들의 연행을 막아서던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을 강제연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직접 의원 신분을 밝히고 보좌관 또한 강력히 항의했으나 연행됐다. 연합뉴스
 경찰이 25일 오후 오후 경복궁역 앞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인근에서 열린 ‘쇠고기 고시 규탄’ 집회 참가자 30여명을 현장에서 강제연행한 가운데 저녁 7시부터 시민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광장에서 ‘고시강행 저지 총력집중 촛불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정부의 쇠고기 수입 고시 관보 게재를 하루 앞두고 열린데다 정부의 강제연행 상황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격양된 분위기다. 이에 앞서 광우병쇠고기국민대책회의는 이날 긴급공지를 통해 현 시국을 ‘비상상황’으로 선포하고, 고시강행 저지를 위한 ‘촛불’의 재결집을 촉구했다.

 그동안 촛불문화제가 열렸던 시청 앞은 특수임무수행자회가 ‘6.25전쟁 제 58주년 기념식’ 행사를 연 데 이어 오후 5시부터는 국가기도연합 소속 기독교 회원들이 다음날 새벽 2시까지 ‘6·25 국가 기도회’를 열 예정이어서, 촛불집회 참가자와 보수단체 회원 사이의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시청앞 작은 천막 안에는 ‘촛불교회’가 만들어져 있고, 그 주위에 시민 10여명이 앉아 있다. 촛불교회에는 “하나님 생명 파괴하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해야 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서울광장 안에는 ‘고시 철회’ ‘협상 무효’ 등의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구국기도회 참가자들을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들 사이의 충돌을 발생하지 않았다.

권용준(경희대 우주과학과 3)씨는 “나도 기독교인인데, 사람들이 아무 것도 모른 채 하느님의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내일 관보 게재 예정이라고 하는데, 쇠고기 협상 합의문 공개도 없이 이럴 수 있나. 국민이 판단할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혀를 찼다.

 한용헌씨는 “시청 앞이 이념, 종교, 빈부 갈등 등 대한민국의 축소판이 되어 있다”며 “이명박이 얼마 전 사과를 했는데, 오히려 국민과의 소통이 더 단절됐다. 국민불안 해소를 안해주고, 갈등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7시15분께 박원석 상황실장이 무대에 올라 ‘시작’을 알리면서 시작됐다. 박 실장은 “우리는 한치의 물러섬 없이 싸울 것”이라며 “여러분께 지금부터 1박2일 동안 끝장투쟁을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집회를 가급적 빨리 내고, 거리행진을 신속히 진행하자”고 제한하며 “국민의 뜻 무시하는 이명박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사무국장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과도기적 조치일 뿐”이라며 “얼마 기간 동안 안들여오다가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30개월 이상 쇠고기와 SRM(광우병 위험물질)을 다 들여오겠다는 게 추가협상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30여명이 연행된 경복궁역 앞 인근에는 30~40명의 아고라 회원과 시민들이 인도에 모여 경찰의 강제연행에 항의하고 있다. 한때 경찰이 이들에 대한 연행을 시도했으나,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해 현재는 소강상태다. 이와 별개로 시민 300여명도 청와대 부근인 효자로 인근 인도에서 ‘쇠고기 고시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현장 1신 : 오후 5시] 경복궁역앞 이정희 의원 등 30여 명 강제연행
시민들 저항 몸싸움…초등생도 한때 끌고가

정부의 쇠고기 수입 고시 관보게재를 앞둔 25일, 서울 도심에서는 낮부터 고시 강행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고시규탄 집회 참가자 30여명을 현장에서 강제연행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촛불시위를 불법 폭력시위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뒤여서 향후 있을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을 예고되는 대목이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와대 부근 청운동 주민자치센터 앞에서 ‘고시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호송버스 4대와 병력 400여명을 투입해 청와대로 가는 길목을 막아섰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길을 막고 있는 경찰버스 2대와 경찰병력을 향해 “길을 비켜라. 이것이 국민들과 소통하는 방법이냐”며 강하게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정부의 고시강행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서울 자하문길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인 25일 오후 경찰에 연행돼 경찰버스에 태워진 한 초등학생이 자신이 열두살이라고 소리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고시강행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서울 자하문길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인 25일 오후 경찰에 연행돼 경찰버스에 태워진 한 초등학생이 자신이 열두살이라고 소리치고 있다. 연합뉴스
시위대와 대치 중이던 경찰은 오후 3시45분께 시위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해산을 시도했고, 4시께 시위대 20여명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연행된 시위대 중에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정아무개군도 포함됐으나 곧 풀려났다. 정군은 “처음부터 미성년자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연행했다”며 “호송차 안에서 여경이 ‘몇 살이냐’고 물어본 뒤 풀어줬다”고 말했다.

오후 5시께 경복궁 앞에서 연행된 시위자들을 태운 경찰 호송차를 시민들이 막아서는 과정에서 10여 명이 추가로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호송차와 실랑이를 벌이며 경복궁 앞에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까지 밀려나며, 갓길에 붙어 줄지어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경들이 이들을 포위해 일행 중에 기자를 추려낸 뒤 호송차로 향하는 통로를 만들어 연행했다. 시민 11명은 항의하지 않고, 줄줄이 호송차 안으로 들어갔다. 연행자 중에 여성 1명은 탈진해 실신하기도 했다.

연행자 구준희(34)씨는 “우리 의지 관철하려 나왔는데, 강제연행됐다. 소통이 막혔다. 실망을 넘어 절망수준”이라며 “미란다 고지도 없이 불법연행됐는데, 법치국가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긴급공지를 통해 현 시국을 ‘비상상황’으로 선포하고 고시강행 저지를 위한 ‘촛불’의 재결집을 촉구하고 있다. 저녁 7시부터 ‘고시강행저지 총력집중촛불대행진’이라는 구호로 진행되는 촛불문화제는 덕수궁 대한문 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성환 허재현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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