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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시강행 맞서다 연행·부상 당한 3명의 육성

등록 2008-06-26 22:25수정 2008-07-01 22:00

손가락 절단 부상 자영업자 조아무개(54)씨
손가락 절단 부상 자영업자 조아무개(54)씨
“생각할 여유도 안주고 5일만에 강행해 화나”


손가락 절단 부상 자영업자

대기업에서 퇴직해 자영업을 하는 조아무개(54)씨는 26일 새벽 손가락이 잘리는 중상을 입었다.

조씨는 이날 새벽 세종로 네거리 쪽에서 경찰과 가까이 맞붙어 있었다. 그는 “한 전경이 걷어차길래 화가 나 얼굴을 밀었는데 우연찮게 손가락이 전경 입 안으로 들어갔다”며 “순간 꽉 깨물려 움찔했는데 손가락이 잘려나갔다”고 말했다. 잘린 부위는 왼쪽 가운데 손가락 끝 1.5㎝ 가량이다. 다행히 장갑을 끼고 있어 잘려나간 부위가 남아 있었는데, 혼잡한 현장에서 응급 치료를 받는 와중에 분실됐다. 시민들과 경찰이 나서 조씨의 분실된 손마디를 찾았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전경대원이 시위자의 손가락을 무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이나 제보가 없다. 아직까지 손가락을 깨물었다는 가해자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대통령이 사과한 지 5일 만에 국민들한테 생각할 여유도 주지 않고 고시를 밀어붙이는 것에 매우 화가 나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제발 잘 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최현준 기자

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미란다원칙 안 지키고 마구잡이로 잡아가”


강제 연행된 국회의원

“현역 국회의원이라고 밝혔지만 여경들이 강제로 닭장차에 태우더라구요.”

이정희 국회의원(민주노동당)은 경찰의 ‘불법연행’에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25일 오후 4시께 서울 지하철 경복궁역 앞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시민들이 무차별 연행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현장에 나갔다. 변호사 출신인 이 의원은 국회의원임을 밝히고 “해산 경고방송이나 미란다 원칙이 고지되지 않은 불법 연행”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자의 설명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 이어 이 의원은 여경 5명에게 둘러싸여 경찰 버스에 강제로 태워졌다.

‘닭장차’에 실려 서울 은평경찰서에 도착하고 나니 경찰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경찰서장이 직접 나와 “국정수행에 바쁘실 테니 차나 한잔 하고 가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서장한테 불법 연행에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하자 ‘자진해서 버스에 올라탔다고 들었다’며 발뺌을 했다”고 분개했다. 그는 “시민과 국회의원을 차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석방’을 거부했다. 그는 함께 연행된 이들의 전원 석방을 요구하며 밤을 지샌 뒤 26일 오전에야 경찰서를 나섰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표적삼아 검거 의심 목을 졸리며 끌려가 ”


폭행당한 대책회의 활동가

“경복궁역에서 경찰의 불법연행에 항의하는데 경찰 7∼8명이 갑자기 뒤에서 덮치더니 땅바닥에 패대기쳤다.”

25일 오후 경찰에 연행된 안진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이른바 ‘촛불 지휘부’로 경찰이 소환을 통보한 12명 가운데 한 명이다. 안 팀장은 “대책회의 활동가를 표적삼아 때리고 검거한 것 같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대책회의 활동가들도 많이 연행된 게 아니냐”고 걱정했다. 이날 하루에만 대책회의 소속 활동가 5명이 연행당했다.

그는 “연행 과정에서 얼굴을 맞았고, 팔과 다리, 입술이 까지는 등 명백하게 폭력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외상보다 더 괴로웠던 것은 목졸림이었다”며 “3분 가량 목을 졸리면서 경찰버스로 끌려가는데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제발 좀 살려 달라’고 경찰에게 빌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공격적인 강제 연행을 보면서 이전보다 훨씬 강경해진 경찰 태도를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안 팀장은 “기자들이 와서 취재하니까 그제서야 경찰이 ‘치료를 하자’고 하더라”며 “폭력적인 연행에 항의하는 뜻에서 앞으로도 치료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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