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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스님·불자들도 스스로 놀랐다

등록 2008-07-04 19:28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4일 저녁 열린 ‘시국법회’에 앞서, 승려와 불자들이 이날 오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모여 거리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4일 저녁 열린 ‘시국법회’에 앞서, 승려와 불자들이 이날 오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모여 거리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불교 서울광장 시국법회
‘산문밖 행진’ 연등행사 말곤 전례없어

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법회는 시국과 관련해 불교와 대중들이 직접 만났다는 점에서 초유의 일로 기록될 만하다. 1994년 조계종 종단 개혁을 위해 조계사 등에서 승려대회 등 법회가 열린 적은 있으나, 이처럼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함께 산문 밖으로 나가 행진한 것은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말고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21년 전 ‘6월 항쟁’ 때도 불교계의 현실참여는 미미했다. 이날 스님과 불자들은 가사·장삼을 걸치고 서울 거리에 길게 늘어선 스님들의 행렬에 스스로 놀라는 모습이었다.

정부도 불교계의 움직임에 매우 당혹해하고 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전 부처에 긴급 공문을 보내 “특정 종교 편향 오해 소지가 없도록 할 것”을 지시한 것은 불교계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촛불정국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불교는 해방 이후 이승만 정권의 기독교 우대 정책 등으로 정권으로부터 소외돼 왔다. 그럼에도 왜색불교 추방을 위한 정화와 내분 때문에 사회개혁에 참여할 동력을 지니지 못했다. 70~80년대 개신교와 가톨릭이 민주화 운동을 이끌 때도 법정과 지선 스님 등 일부 스님들만이 다른 종교 및 사회단체들과 교류하면서 사회참여에 나서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80년대 후반 이후 실천불교승가회가 사회참여에 나섰고, 도법·수경·법륜·지율 스님 등이 환경운동과 구제활동 등으로 세상에 나왔다. 현실참여 폭이 넓어진 것은 1994년 조계종단 개혁 이후 개혁파들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 계기가 됐다. 종단 개혁의 중심 인물이었던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강남 최대 사찰인 봉은사 주지를, 현응 스님이 해인사 주지를 맡는 등 개혁파들이 큰 절을 이끌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교계의 사회참여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나왔다. 우리나라 최대 종단인데도 가톨릭 사제들이나 개신교 목사들에 비해 사회적 역할이 너무 미흡하다는 지적이었다. 시국법회추진위 윤남진 대변인은 “이번 촛불정국에서도 불교계의 미온적인 대처에 젊은층의 불만이 적지 않았는데, 시국법회를 앞두고 인터넷 불교카페 ‘나무아미타불’ 등에서 자발적으로 거리법회에 참여하자는 열기가 모아졌다”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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