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무부가 9일 한국으로 수출하는 미국산 쇠고기의 30개월령 미만 등을 보증하는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 인증 작업장 30곳을 발표하며, 도축 쇠고기의 대장균 감염으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일으킨 업체의 작업장을 포함했다. 이는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의 핵심인 품질체계평가 프로그램이 광우병 이외의 대장균 오염 등 질병 쪽에서는 전혀 안전을 보장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미국 농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네브래스카 비프, 타이슨 프레시 미트, 카길 미트 솔루션스, 내셔널 비프 패킹 컴퍼사 등의 도축·가공·포장 작업장 30곳을 한국 수출용 품질체계평가 프로그램 적용 대상으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농무부가 승인한 업체 가운데 네브래스카 비프는 최근 미국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E.coli O157:H7)에 오염된 쇠고기를 생산·가공·판매해 미국 20개 주 이상에서 2404t의 리콜 사태를 불렀다.
네브래스카 비프는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사국(FSIS)으로부터 지난 3일 “쇠고기 생산 과정이 병원성 대장균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받는 등 여러 차례 비위생적인 쇠고기 생산 과정을 경고받은 전력이 있다. 하지만 농무부는 “농업판매국이 작업장을 검사한 뒤 승인했다”고만 설명했다. 식품안전검사국도 고시를 통해 병원성 대장균 오염 등 새로운 상황에 대한 언급 없이 “이 작업장들은 공식 승인 날짜(10일) 이후 생산된 쇠고기가 품질체계평가 프로그램에 따라 도축된 시점이 30개월령 미만인지 표시해야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업장이 선정됨에 따라 품질체계평가 프로그램에 따른 미국산 쇠고기는 운송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한 달 뒤부터 국내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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