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촛불문화제를 마친 뒤 안국동 일대로 거리행진을 진행한 시민들에게 경찰이 해산을 요구하며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17일 경찰 원천봉쇄 속 집회
광화문상인 115명 손배소 내
광화문상인 115명 손배소 내
제헌절인 17일 저녁 서울 도심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국민주권 실천 촛불대행진’이 열려 일부가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애초 이날 촛불집회는 이날 저녁 7시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전경 141개 중대, 1만여명을 동원해 광장을 원천 봉쇄한 탓에 1시간 늦게 청계광장에서 시작됐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는 민주적 절차와 국민 합의 없는 헌법 파괴 행위”라고 주장하며, 헌법 제정 정신에 따라 수입고시를 철회하고, 미국과 재협상을 선언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대책회의는 또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불매운동을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집회가 끝난 뒤 시민들은 지난 12일 이후 중단된 거리행진을 다시 시작해 저녁 8시30분께부터 종로1가와 조계사를 거쳐 일본 대사관 앞까지 진출했다. 시민들은 조계사 앞에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농성 중인 천막을 향해 “힘내라”고 외치며 손을 흔들었다. 시민들의 구호는 최근의 시국 상황을 반영한 듯 ‘삼성 무죄, 촛불 유죄’ ‘독도 팔고 광우병 수입하는 이명박을 축출하자’ 등으로 다양해졌다.
시민들은 일본 대사관 앞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20대 10여명이 일본 대사관을 빙 둘러싼 전경버스의 바퀴에서 바람을 빼고, 몽둥이로 버스 유리창을 부쉈으며, 경찰은 이들을 향해 소화기와 물대포를 발사했다. 30대 남자가 물대포에 목을 다쳐 명동 백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부상자도 속출했다. 경찰은 이날 자정께 옛 한국일보사 앞 도로를 점거한 채 구호를 외치던 시민 1천여명을 인도로 몰아냈다.
‘71번째 촛불’ 경찰과 격렬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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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5시 시청앞 광장에서 ‘국민주권선언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가 위헌임을 주장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같은 시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시위헌 헌법소원 청구인단 공개설명회’를 열어 헌법소원 진행 상황과 헌법소원의 주요 쟁점, 진행 계획 등을 설명했다. 이어 오후 6시에는 공공운수연맹이 서울역 광장에서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집회를 연 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민영화 저지를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대책회의는 오는 26일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해 사망한 고 이병렬씨의 49제인 28일, 그리고 다음달 5일에 집중 촛불문화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노현웅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제헌절인 17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헌법 제1조 국민주권 실천의 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대학생 아스팔트 농활대원들이 밀짚모자를 눌러쓴 채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제헌절인 17일 오후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연 ‘국민주권선언’ 기자회견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국가 최고 규범인 헌법이 보장하는 바에 따라 반민주 정권에 맞서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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