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 ㅌ사 ‘인수합병 로비’ 의혹 커져
청와대 행정관 사표 보류…수사 결과 뒤 징계
청와대 행정관 사표 보류…수사 결과 뒤 징계
청와대 김아무개 행정관과 신아무개 현 방송통신위원회 뉴미디어 과장 등이 케이블방송 업체 ㅌ사로부터 받은 룸살롱 술접대는 방통위가 ㅌ사와 다른 업체의 합병 의결을 6일 앞둔 시점에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에 따르면, 청와대 행정관과 방통위 간부 등 모두 세 사람이 연루된 이번 술접대 및 성매매 사건은 ㅌ사 관계자가 지난 25일 신 과장 방에 방문한 뒤 이어진 술자리에 청와대 행정관 2명이 합석하면서 이뤄졌다. 신 과장은 ㅌ사 등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업무를 담당하는 주무 과장이다.
ㅌ사는 국내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로 최근 업계 6위인 ㅋ사와 인수합병을 추진중이었고, 방통위의 합병 의결은 술접대 6일 뒤인 31일로 예정돼 있었다. 현재 15개 사업권역을 갖고 있는 ㅌ사는 7개 권역을 보유한 ㅋ사와 합병할 경우 케이블방송 시장 점유율이 23%로 높아져 씨제이(CJ)헬로비전(16%)과 씨앤앰(13%) 등을 크게 따돌리게 된다.
ㅌ사가 케이블방송 주무 실무자인 신 과장을 접대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이번 사건이 ㅌ사의 인수합병 로비 차원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두 업체의 합병은 방통위가 지난해 말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해 에스오 한 곳의 소유·겸영 한도를 전국 77개 권역의 5분의 1(15개)에서 3분의 1(25개)로 확대하면서 가능해졌다.
방통위는 이날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며 ㅌ사와 ㅋ사의 합병 의결을 연기했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두 회사 합병 건은 지난주 중에 위원들에게 보고돼 심사를 마친 사안으로 이번 사건과 상관없다”고 말했다. ㅌ사 관계자는 “당일 밥값으로 80여만원 정도만 썼을 뿐”이라면서 로비 의혹은 “확대 해석”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날 신 과장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성매매 사실이 발각된 뒤 방통위로 복귀한 김 행정관의 사표는 수리를 보류하고 수사 결과가 나온 뒤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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