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오전 경남 양산시 부산대병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경위를 발표하기에 앞서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공식 발표한 이는 생전에 늘 그의 곁을 지키던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문 전 실장은 23일 오전 11시 노 전 대통령의 주검이 안치된 양산 부산대병원 강당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서거 경위를 직접 설명했다.
문 전 실장은 먼저 “노 전 대통령이 오전 9시30분께 이곳 부산대병원에서 운명하셨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이어 슬픔을 애써 억누르려는 듯 심호흡을 한 뒤 그는 “노 전 대통령께서는 오전 5시45분 사저를 나와 봉화산을 등산하던 중 오전 6시40분 봉화산 바위 위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경호관 1명이 수행중이었으며,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상태가 위중해 바로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께서는 가족들 앞으로 짧은 유서를 남겼다”고도 덧붙였다.
문 전 실장은 이후 이날 오후 병원을 찾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경수 비서관 등과 함께 장례 절차를 논의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길고도 슬픈 하루’를 보냈다. 문 전 실장은 또한 이날 병원으로 달려온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일일이 맞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양산/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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