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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승전보는 멈췄지만…‘붉은셔츠 기적’ 이제부터 시작

등록 2010-06-27 19:52수정 2010-06-27 20:27

‘티셔츠의 기적’ 캠페인이 알려지자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잇따랐다. 지난 16일 한 자원봉사자가 서울 중구 명동에서 프리허그를 통해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포유앤포미 제공
‘티셔츠의 기적’ 캠페인이 알려지자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잇따랐다. 지난 16일 한 자원봉사자가 서울 중구 명동에서 프리허그를 통해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포유앤포미 제공
‘응원셔츠 제3 세계로’
누리꾼이 무료배너 보급
택시가 홍보물 달고 달려…
벌써 10만장 기부약속
후원대상·품목 확대키로
“4강 진출의 기적은 없었지만, 이번엔 경기장 밖에서 진짜 기적이 일어납니다.”

한국 축구가 8강 문턱에서 좌절한 27일 새벽, 수많은 ‘붉은 악마’가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광장 한편에선 아쉬워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다. 거리응원에 쓰인 붉은 셔츠를 아프리카 이웃들에게 보내자는 ‘티셔츠의 기적’ 캠페인이 시작된 것이다.

이 캠페인을 처음 구상한 ‘포유앤포미’ 구성원들은 대기업들의 월드컵 마케팅이 떠들썩하게 벌어지는 동안, 유쾌한 반란을 기획했다. ‘대한민국 승리’라는 구호를 넘어, 붉은 셔츠의 기부를 통해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전달해보자고 소매를 걷은 것이다.

‘나의 응원이 한 아이의 응원이 되고, 나의 체온이 한 아이의 체온이 됩니다. 버려질 나의 티셔츠는 한 아이의 옷이 됩니다.’ 이들의 호소는 인터넷을 타고 서서히 번졌고, 4명의 활동가로 시작한 모임에 20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게 됐다.

캠페인에 들어간 비용은 포스터와 붉은 셔츠 50장 제작비용인 200만원이 전부였다. 대신 자원봉사자들이 자비를 들여 홍보에 나섰다. 부산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문치웅(40)씨는 라디오에서 이 캠페인을 접한 뒤 회사에 전화를 걸어 동참을 제안했다. 문씨의 생각에 공감한 브랜드 택시업체 나비콜은 회사택시 1700대에 캠페인 홍보 스티커를 붙이고, 티셔츠 수집을 돕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스티커가 붙어있는 택시에 티셔츠를 전달하면, 이를 모아 티셔츠 수집을 맡은 아름다운재단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건 없는 후원도 잇따랐다. 인터넷 포털 다음은 티셔츠의 기적 배너를 만들어 보급하고, 블로거들이 배너를 하나 다운받을 때마다 캠페인에 100원씩 후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 직원들도 붉은 셔츠 기부에 참여하기로 했다. 무료 정보지 ‘교차로’ 전주지부는 티셔츠의 기적 광고를 거저 실어줬다. <서울신문> 광고국은 광화문 거리응원의 메카인 한국언론회관 앞 전광판에 티셔츠의 기적 홍보영상을 틀어주기도 했다.

기부물품은 붉은 셔츠뿐 아니라 다양한 중고 물품으로 확대됐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고등학교는 체육대회 때 썼던 옷들을 전부 기부하기로 했고, 서울 양천구청은 관내 주민들을 대상으로 붉은 셔츠를 비롯해 재활용제품을 거둬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소설가 이외수씨, 방송인 김미화씨 등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티셔츠 기부 약속이 잇따르면서, 기부 대상국도 아프리카에서 제3세계로 넓어졌다. 이미 기부를 약속받은 티셔츠만 10만장이 넘어섰기 때문이다. 포유앤포미의 조맹섭(32)씨는 “애초 5만장 정도를 예상했는데 벌써 2배가 넘어서, 기부 지역을 몽골·네팔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붉은 셔츠를 기증하고 싶은 이들은 전국 곳곳의 ‘아름다운 가게’에 티셔츠를 가져다주면 된다. 아름다운가게는 7월 한달 동안 붉은 셔츠를 기증받아 세탁한 뒤 유니세프 등의 도움을 얻어 이를 전달하게 된다. 포유앤포미는 티셔츠 세탁과 해외운송에 들어갈 비용 2천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 아고라에서 모금 청원을 벌이고 있다. 문의: 포유앤포미 www.foryounforme.com, (02)555-3738.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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