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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세밑·새해 축제도 구제역이 묻어버렸다

등록 2010-12-28 20:29수정 2010-12-29 13:56

해넘이·해돋이 행사 잇단 취소…5일장 폐쇄도
일부 스키장은 관광객 반토막 ‘지역경제 울상’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무색하다. 2010년 세밑, 모이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 지난달 28일 경북 안동발 구제역이 터진 뒤 한달 넘게 이어지자, 지역의 주요 세밑·새해 행사와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구제역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다.

지난 27일 설마하던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수안보온천 등 관광지 겨울 특수를 누렸던 충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수안보 사조마을 스키장은 인근 강원과 경기 등에서 구제역이 하루가 다르게 잇따라 터지면서 지난 24~26일 성탄절 대목에 그야말로 죽을 쒔다. 예년보다 스키장 관광객이 반토막났기 때문이다. 최창학 객실팀장은 “연말연시에 손님이 모조리 빠질까봐 더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강신조 수안보관광협의회 사무국장도 “연말 제야의 종 행사와 연초 해맞이를 통해 온천 관광객을 모았는데, 올해는 구제역으로 행사를 취소해 차질을 빚게 됐다”고 전했다.

충북 지역은 구제역 강풍에 떠밀려 청주 우암산, 충주 마즈막재와 수안보, 제천 박달재, 단양 대성산, 증평 삼기천, 영동 용두공원, 청원 문의면 등에서 열던 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또 청주·진천·음성 등에서 해마다 하던 제야의 타종 행사도 열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이름이 높았던 강원 지역도 울상이긴 마찬가지다. 인제군 북면 앞강 일대에서 해마다 열던 내설악강변축제는 개최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처지다. 강릉·속초 등 동해안 해넘이·해돋이 축제도 일찌감치 접었다. 태백산도립공원에서 열리는 당골광장 해맞이 축제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특히 진부면 주민들이 직접 축제위원회를 꾸려 올해 4회째를 맞은 평창 송어축제는 행사 준비에 든 예산만 15억원에 이르러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 지난해 3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올해 60만명을 유치해 매출액 400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구제역 탓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박용만 진부면 축제위 사무국장은 “시설물 공사대금에다 먹을거리·농산품 판매를 위해 입점 계약한 업체한테 선불로 받아 지출한 돈을 고스란히 변제해줘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장날 풍경도 쓸쓸해졌다. 구제역이 발생한 춘천·홍천·횡성·평창뿐 아니라 태백·정선·영월·양구·양양 등의 전통 5일장이 잠정 폐쇄되거나 휴장에 들어갔다.

경기와 충북에 둘러싸여 ‘샌드위치’ 상황에 몰린 충남도 일찌감치 축제·행사를 취소했다. 대전 동구의 ‘식장산 해돋이 희망나눔행사’, 당진 왜목마을과 청양 칠갑산 해맞이 행사도 물건너갔다.

구제역으로 안동 일대 축산농가가 시름에 빠진 경북 지역도 포항 호미곶 등에서 열리던 해맞이 행사를 포기했다. 다만 영덕 삼사해상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떡국 나눠주기와 풍선 날리기는 예정대로 열린다.

전북·전남·경남·부산·제주 등 구제역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지역도 구제역 감염을 우려해 행사·축제 대부분을 취소했다. 사슴·염소 등이 있는 전국의 동물원도 비상상황에 직면했다. 청주동물원은 우제류 동물사 4곳의 관람을 통제하고 출입 차량과 관람객 신발 등을 소독하느라 분주하다. 충남 연기 베어트리파크는 구제역 발발 뒤 지난달부터 꽃사슴 50여마리를 아예 관람객과 격리된 곳으로 이동 조처했다.

전진식 오윤주 정인환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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