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교민 김마리아씨
“누구나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한국도 의료비만큼은 걱정 없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스웨덴에서 44년째 살고 있는 교민 김마리아(65)씨는 지난해 8월 대장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다. 암 진단을 받고 꽤 충격이 컸지만, 돈 걱정은 하지 않았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20일 동안 생활에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가족들은 그의 안부를 묻는 차원에서 방문했을 뿐 간호는 병원에서 전적으로 맡았다. 그는 좀더 쉬고 싶어 병원에서 추천하는 재활병원에서 5일 동안 더 머물렀다.
김씨가 대장암 때문에 쓴 돈은 4700크로나(82만5000원)가 전부다. 수술비와 약값으로 1년 본인부담 의료비 상한선인 2700크로나(47만5000원)를 냈고, 병원과 재활병원을 합친 25일 동안의 입원비로 2000크로나(35만원)를 썼다. 김씨는 올해도 이미 치료비가 900크로나를 넘어 ‘무료 진료카드’가 나왔고 약값도 1800크로나를 초과한 상태다. 둘을 합치면 2700크로나가 넘어 7월까지는 치료비나 약값이 모두 공짜다.
간호사인 김씨는 암 치료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병가수당 덕에 생활이 크게 쪼들리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사회보험청으로부터 병가수당으로 소득의 80%를 받고 있다. 올해 말부터 노령연금이 나올 예정이어서 간호사 일은 그만두고 건강에만 신경쓸 계획이다. 김씨는 큰 병에 걸려 혜택을 받아보니, 왜 의료제도가 중요한지 절실히 깨달았다고 했다. 김씨는 “병에 걸린 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고통인데, 거기에 돈 걱정까지 해야 한다면 인생이 비참할 것 같다”며 “한국에서도 세금을 더 내더라도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톡홀름/김소연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