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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해병대 ‘기수열외’가 비극 불렀다

등록 2011-07-05 20:23수정 2011-07-06 10:45

오열=해병대 총기 사고로 희생된 이승렬 상병의 어머니(왼쪽)가 5일 오후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이 상병의 전우를 얼싸안고 오열하고 있다.  성남/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오열=해병대 총기 사고로 희생된 이승렬 상병의 어머니(왼쪽)가 5일 오후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이 상병의 전우를 얼싸안고 오열하고 있다. 성남/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군 “가해자 김상병, 5월부터 후임병한테 폭행당해”
직권조사 나선 인권위 3월에 ‘기수열외’ 시정 권고
지난 4일 해병대 소속 강화도 해안경계 부대에서 일어난 총기참사 사건은 부대원들의 눈 밖에 난 특정 사병을 하급자까지 동참해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해병대 특유의 ‘기수열외’ 악습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병대에 “기수열외에 대한 엄격한 처벌 기준을 마련하라”고까지 권고했지만 해병대는 석달이 지난 6월28일에야 “앞으로 기수열외를 처벌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총기참사 가해자인 김 상병을 상대로 말로 질문을 하고 글씨로 답하는 문답조사를 진행했는데, 김 상병이 자필로 ‘너무 괴로워요. 죽고 싶어요. 더이상 구타, 왕따, 기수열외가 없어져야 해요’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서 ‘왕따시킨 게 누구냐?’고 물으니 ‘○○○ 일병 주도로 후임병들이 선임병 대우를 안 해줬다’고 적었다”며 “김 상병이 왜 기수열외가 됐는지는 성격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김 상병은 5월부터 기수열외가 됐으며, 후임병으로부터 팔을 꺾이는 등의 폭행을 당하고, 폭언과 함께 교육까지 받아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사고 뒤 군 당국이 확보한 김 상병의 메모에서도 ㅈ이병의 기수열외를 언급하며 ‘너 죽여버리고 싶다’ 등의 내용이 발견됐다.

국가인권위도 이날 “사건 발생 직후 조사관 3명을 현장에 급파해 예비조사를 벌인 결과 이번 사건이 기수열외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병대에서는 군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부대 내 구타행위 등을 고발한 사병들을 선임병이 기수열외 대상자로 지정해 가혹행위를 하거나 후임병들로 하여금 고참 대우를 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가 공공연히 이뤄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인권위가 한달 남짓 해병대 내부의 가혹행위에 대해 직권조사를 마친 뒤 해군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에게 기수열외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했지만 이번 사건을 막지는 못했다.

한편 해군본부 권영재 수사대장(대령)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김 상병이 사건 당일 오전 10시~10시20분 사이 상황부사관과 상황병이 모두 자리를 비운 사이 상황실 총기보관함에서 케이(K)-2 소총과 탄약통을 절취했다”며 “둘 중 하나는 자리를 지켜야 하고, 2개인 자물쇠의 열쇠도 각각 하나씩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규정대로 총기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지선 이순혁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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