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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학 목숨줄 쥔 교육관료
퇴직뒤 ‘전관예우’ 누린다

등록 2011-09-13 22:01수정 2011-09-13 22:50

한겨레 [in] 한겨레, 최근 10여년간 퇴직자 152명 전수조사
22% 총장·교수·행정간부로
교육과학기술부 고위 공무원들이 퇴직 뒤 전국 곳곳의 대학에 재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 중 다수는 대학정책 담당 부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일종의 ‘교육계 전관예우’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가 안민석 의원(민주당)과 공동으로 2002년부터 최근까지 10년간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에서 퇴직한 1~3급(관리관·이사관·부이사관) 142명, 1996년 이후 현재까지 교과부 차관을 역임한 교육 관료 10명 등 교과부 고위 퇴직자 152명의 행적을 전수조사한 결과, 22%에 이르는 33명이 퇴직 뒤 대학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과부 고위직 출신 퇴직자들은 주로 사립대학, 그 가운데서도 2·3년제 전문대학에 많이 취업했다. 취재 결과, 이들이 총장·교수·행정간부 등의 직위를 얻어 현재 몸담고 있거나 거쳐간 대학은 모두 39곳이었다. 이 가운데 사립 전문대학이 17곳, 사립 4년제 대학이 15곳, 국립 4년제 대학이 7곳이었다.

 교과부 고위 관료들이 취업한 39개 대학 가운데 서울 소재 대학은 3곳뿐이었다. 나머지 36곳은 경기(11곳), 인천·부산·광주·경북·충북·충남(이상 3곳), 강원·경남(이상 2곳) 등 지방에 있는 대학이었다. 지방 사립대 및 전문대는 대학 부실운영을 살피는 교과부의 주된 감시·감독 대상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을 대표하는 총장 또는 이사장이 됐다. 대학 재취업 고위 관료 33명 가운데 19명이 대학 총장 및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이 총장 등을 맡은 23개 대학 가운데 14곳은 전문대학이었다. 총장을 맡지 못한 나머지 14명 가운데 11명은 교육 관련 학과의 교수로 임용됐고, 3명은 대학 사무처장 등 행정간부로 취업했다.

 퇴직 뒤 대학에 취업한 고위 관료의 상당수는 교과부 재직 시절 대학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 결과, 퇴직 뒤 대학에 취업한 1~3급 출신 28명 가운데 18명이 대학지원과·전문대학지원과·대학구조개혁추진본부 등 대학과 직접 관련된 업무를 다루는 부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교과부 현직 고위 공무원은 “재직 시절 대학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해두면 퇴직 뒤 취업이 쉽기 때문에 대학을 쥐락펴락하는 대학지원국 등에 근무하는 것을 교과부 공무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직 때 후배로 거느렸던 공무원들이 나중에 (대학 관련 업무의) 간부로 승진하기 때문에 퇴직 공무원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대학 입장에선 교과부에 대한 (퇴직 관료의) 영향력을 감안해 총장·교수 자리를 줘가며 굳이 모셔가려 한다”고 말했다.

유신재 이재훈 기자 ohora@hani.co.kr, 민보영 곽영신 인턴기자(세명대 저널리즘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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