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케이블방송사 씨앤앰 직원이었지만 외주화 이후, 임금과 처우에서 차이가 커지고 있다. 안도환(왼쪽)씨는 씨앤앰 정규직, 강규석씨는 협력업체 타코스 직원이다. 여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여주는 거부, 광주는 수용했다
AS기사 안씨는 본사에 남고
강씨는 협력업체로 떠났다 소속 바뀌자 벌이가 달라졌고
영업 압박에도 시달렸다
올핸 아예 비정규직 될 위기
일단 버텼지만 앞날이 두렵다 계속 일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올해 초 회사 쪽에서는 1년짜리 계약서를 내밀었다. 강씨는 당연히 ‘연봉계약서’로 알았다. 하지만 그 서류는 ‘근로계약서’였다. 완전한 비정규직이 되라는 말이다. 동료들과 함께 회사에 강하게 항의하고 계약서 작성을 거부했다. “이젠 본사 직원들을 보면 부러워요.” 강씨는 자신의 과거를 부러워한다. 강씨의 부러움을 사는 안씨는 씨앤앰 여주 케이블에서 일한다. 1988년 성남유선에 입사한 안씨는 유선방송업체 여러 곳에서 일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씨제이(CJ) 헬로비전의 서울 양천 케이블에서 일했다. 하지만 2001년 경기도 용인에 사는 어머니가 병으로 쓰러지자 부모님 집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했다. 3시간 넘게 걸리는 출퇴근 시간을 감당하지 못해 용인과 가까운 씨앤앰 여주 케이블로 직장을 옮겼다. 25년 경력에 연봉은 3700만원 안팎이다. 동종업계 처우와 경력을 따져보면 적은 돈이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과 유치원에 다니는 딸을 키우기에 빠듯하다. 하지만 본사에 남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아찔해요. 사실 여주도 간발의 차이로 외주화가 안 됐거든요.” 안씨는 2010년 광주 케이블에서 3개월가량 파견근무를 했다. 그때 강씨와도 잠깐 만났다. 안씨가 여주로 돌아간 뒤 바로 씨앤앰 광주 케이블이 외주화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이 갈렸다. 안씨는 ‘살아남은 자’가 됐고 강씨는 ‘떠난 자’가 됐다. 안씨는 곳곳에서 ‘떠난 자’들의 아우성을 듣는다. “처음에 회사 쪽에서는 나가면 더 잘해준다고 했어요. 영업을 해서 케이블 가입자를 모집하면 돈을 더 준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쉽나요.” ‘떠난 자’들은 회사를 떠나고 있다.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 김시권 사무국장은 “외주화 이후 3년 동안 씨앤앰에서 에프터서비스 기사로 일했던 직원 80~90%가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본사 직원으로 있을 때보다 상황이 열악하니 아예 회사를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씨와 강씨의 운명은 3년 전에 갈렸지만 걱정은 동일하다. “일을 계속할 수 있을 지가 제일 걱정이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17명밖에 남지 않은 본사 기사들도 언제 협력업체 직원으로 바뀔지 모른다. 씨앤앰의 매출은 2011년 434억원에서 2012년 505억원으로 70억원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억6000만원에서 5억8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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