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규탄 10번째 집회 지난 8월31일 저녁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자 우산을 받쳐 든 채 국정원 개혁과 특검을 통한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 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특검으로 진상 규명을” 목청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내란음모 혐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국회의’(시국회의)는 지난 31일 저녁 서울역 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10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예정시각인 저녁 7시보다 15분가량 늦게 시작한 이날 촛불집회에는 2만여명(경찰 추산 3500명)이 모였다. 1주일 전 열린 9차 범국민대회와 비교하면 1만명 정도 줄어든 규모다.
갑작스런 공안 사건으로 국정원 개혁과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위기감 탓인지 열기는 오히려 뜨거웠다. 촛불을 들고 자리를 지킨 이들은 “국정원을 개혁하라” “촛불은 승리한다”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기조연설에서 “국정원은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검찰에 맡기고,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과 개혁 작업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 혐의 수사 때문에 국정원 개혁이 중단될까 걱정돼 촛불을 들었다는 시민 정아무개(36)씨도 “민주주의를 지키고 촛불(집회)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 처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시국회의 쪽은 “국정원의 내란음모 사건 수사가 촛불집회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공안사건으로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이 영영 밝혀지지 않을 수 있다고 느끼는 이들도 많아졌다”며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국회의는 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1번째 촛불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5시30분께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국민결의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뒤이어 같은 곳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이정희 대표와 김재연·김선동 의원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이석기 의원은 불참했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4500여명(경찰 추산 2000명)도 서울역 광장 맞은편에서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국민대회’를 열어 맞불을 지폈다.
박유리 박승헌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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