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개입 수사, 전교조로 확대

검찰, 자유청년연합 고발 6일만에
“증거인멸 쉬워”…압수수색 가능성
전교조 “물타기”…명예훼손소 검토

검찰이 인터넷 활동을 통한 대선개입 혐의를 내세워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에 이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전교조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을 ‘물타기’하기 위한 정권의 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공무원노조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전교조가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돼 전교조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극우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은 전교조가 누리집과 각 지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등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6일 고발장을 접수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황현덕)는 고발장 접수 6일 만인 12일 자유청년연합 장기정 대표를 고발인 자격으로 조사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이 공무원노조 사건 배당 4일 만에 전격 압수수색에 나선 만큼 전교조에 대한 압수수색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아직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는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단계에서 말할 수 없다”면서도 “인터넷 범죄 혐의는 증거인멸이 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교조의 조직적 대선개입인지 조합원의 개별적 활동인지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수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조직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직적인 활동이 아니라 해도 수사 결과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사람이 공무원으로 드러나면 공무원의 정치운동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65조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법원이 법외노조 통보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당분간 노조 지위를 유지하게 된 전교조는 “혐의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자유게시판을 검찰이 문제 삼고 있는데,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공무원노조와 함께 자유청년연합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날 공무원노조는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 2곳과 최경환 원내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박유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