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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근혜 퇴진·국정원 특검” 요구 서울역 고가 분신 40대 끝내 사망

등록 2014-01-01 21:44수정 2014-01-02 16:22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퇴’ 등을 요구하며 분신한 이아무개씨의 영정이 국화로 장식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퇴’ 등을 요구하며 분신한 이아무개씨의 영정이 국화로 장식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안녕하십니까” 수첩유서 남겨
유족들, 시민장으로 치르기로
‘박근혜 대통령 사퇴, 국가정보원 사건 특검 실시’를 요구하며 분신한 40대 남성이 끝내 숨졌다.

1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31일 오후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병원으로 옮겨진 이아무개(40)씨가 이날 오전 7시55분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전신화상(화상쇼크)으로 숨졌다. 이씨는 쇠사슬로 손 등을 묶은 채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고 적힌 펼침막 2개를 고가도로 아래로 내걸고 시위를 벌이다 분신했다. 이씨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최근까지 편의점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신한 곳에선 이씨의 유서가 담긴 일기장이 발견됐다. 이씨는 몸에 불을 붙이기 전 일기장 뒷부분에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로 시작해 17줄로 작성된 유서에는 최근 대학가 대자보와 유사하게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가족에게 남기는 글에선 “슬퍼하지 말고 행복하게 기쁘게 갔다고 생각하라”고 적었다.

유서를 남긴데다 미리 112에 신고한 점 등에 비춰 이씨는 분신자살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일주일 전 보험금 수급자를 동생 명의로 바꿔놓고 휘발유통 등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들은 이씨의 계획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광주광역시에서 이씨와 함께 살아온 이씨의 형은 <한겨레> 취재진에게 “동생이 그제(12월30일)까지만 해도 집에 와 밥을 먹고 갔다. 죽음의 징조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동생은 곧잘 웃고 밝은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 소속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빈소는 1일 오후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들은 이씨의 장례를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시민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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